요즘 세상을 일컬어 각박하다고 흔히들 이야기 한다. 현대의 비극은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눠주지 않고 더 움켜 쥐려고 하는 데에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나날이 커지는 이유는 가진 자들이 나누지 못하는 인색함 때문이라는 것이 얼마 전 한 통계에서 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가진 기술을 가지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리라는 소망이 있었던 한 소년이 이제 성인이 돼서 꿈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스튜디오 봄(Studio Bom)의 스카이 염(Sky Yeum) 집사(밸리한인연합감리교회)는 5년 전부터 노인에게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봉사를 하면서 작게나마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현지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신앙은 언제부터.

6~7년 전부터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 신앙 초기에 직업 특성상 주말에 일이 많다 보니 마음은 있었지만 예배에 못 나갈 때가 많았다. 주로 예배를 가도 사진을 찍으러 가는 일이 많았다. 거의 선데이크리스천이었다. 본격적으로 2년 전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하나님 말씀이 마음에 와 닿기 시작했는데, 영정사진을 생각하게 된 계기도 그 무렵이었다. 교회에서 영성아트를 하고 있다. 미술과 인테리어, 사진하는 멤버들이 의기투합해서 어떤 것을 만들 때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모임이다. 전시회를 열면 교회 아이들이나 교인들을 동참케 해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을 찍은 지 얼마나 됐나.

20년이 넘었다. 처음에 샌프란시스코에 유학을 와서 미국에 살겠다고 결정하고 2002년에 LA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패션 자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웨딩사진 전문업체 ‘스튜디오 봄’을 오픈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영정사진을 찍어주고 있다고 들었다.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을 배우고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도움을 줄만한 것들을 찾은 결과, 스튜디오에서 손님들에게 폴라로이드(Polaroid) 사진을 자유롭게 찍게 하고 장당 1불씩 받아 모금액을 유니세프에 보내곤 했다. 4~5년 전부터 노인들에게 영정사진을 찍어주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웨스턴양로병원을 시작으로 개교회도 다녔다.

보통 12월 초에 진행하는데 양로병원에서 할 때 많게는 100분이 넘게 참여했다. 교회에서 진행하면 50분 이상이 참여했다. 대상자는 주로 65세 이상인데 영정사진은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봉사를 하면서 보람되는 일은.

바쁜 이민생활 중에서 영정사진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거의 없다. 어떤 분은 사진을 찍은 후 몇 달 지나지 않아 소천하셔서 교회로부터 사진을 더 크게 해 달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해에는 LA시로부터 공로 증서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 계획이나 구상하는 바는?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촬영해서 이곳의 조그만 교회에서라도 전시회를 개최해 관람객들에게 영어도서 도네이션을 받고 싶다. 그래서 모아진 책을 아프리카 현지에 보내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아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씨앗을 마련해 주고 싶다.

문의) studiobomu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