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가 있고 우리 성도들 대부분이 살고 있는 오렌지카운티가 살기 좋은 동네라는 것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주거환경이 좋고 교육환경이 좋고 무엇보다도 세계적으로 드물게 좋은 날씨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조차 오렌지카운티에 자녀들을 유학보내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주거환경, 교육환경, 날씨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이 지역의 영적 환경이다. 미국 전체로 보아 인구나 면적에서 그리 넓지 않은 지역임에도 미국과 세계에 영향을 주는 영적인 운동이 이곳에서 많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간 이곳에 있는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를 중심으로 ‘목적이 이끄는 삶’이라는 주제가 미국은 물론 온 세계 교회에 영향을 주었고 릭 워렌 목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때 기도를 하기도 했다.

최근 존 윔버 목사에 대한 글을 읽었다. 애나하임에 있었던 빈야드교회의 담임이었는데 세계적인 찬양과 기도은사운동을 하다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소천하신 분이었다. 그래서 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있어 자료를 찾아 보았는데 마침 유투브에 그 분이 전성기 때 했던 세미나의 동영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30년 전 쯤에 했던 세미나인데 마치 지금 이 순간 어느 곳에선가 하고 있는 세미나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다. 막연하게 조금은 이단시 했던 선입관을 가졌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로 진솔하고 살아있는 강의였다.

그리고 윔버 목사의 강의 중에 빈야드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게 된 계기에 로니 프리스비라는 한 괴짜 젊은이의 역할이 컸다는 얘기를 듣고 로니 프리스비에 대한 자료도 찾아 보았다. 그랬더니 정말 아주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로니 프리스비는 본래 오렌지카운티에서 태어났는데 어린 시절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 집을 떠나 방황하다가 당시 유행하던 히피 문화에 물들게 되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어린 시절 교회에서 받은 믿음이 다시 회복되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생활하던 히피들을 전도하여 신앙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기 시작한다. 또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끼고 고향 오렌지카운티로 내려온다.

하나님의 섭리가 놀라운 것이 돈이 없는 그가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오는 중에 마침 이곳으로 오고 있던 척 스미스 목사의 아들의 차를 타게 된다. 차 안에서 자신에게 열심히 전도를 하는 이상한 모습의 젊은 사람을 보고 감동한 척 스미스 목사의 아들은 그를 아버지에게 소개하고 교회에 폭발적인 부흥이 일어난다.

로니를 통해 수많은 히피족들은 물론 청소년들이 물밀 듯 예수를 믿기 시작하게 되고 물밀 듯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을 교회 안에서 다 세례를 줄 수 없어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태평양 바다에서 세례를 주는 진기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고 이런 놀라운 현상은 주류 언론에 ‘예수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대서특필되었다. 이를 계기로 갈보리채플 교회들이 전 미국과 세계에 생겨났다.

그리고 이 운동이 조금 시들해질 즈음에 우연히 존 윔버와 로니 프리스비가 만나 다시 빈야드 운동을 일으켜 또 한번 세계를 뒤흔들게 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엄청난 부흥의 핵이었던 로니가 1993년 아직 젊은 나이에 에이즈로 사망한 사실이다. 그리고 몇 년 후 윔버 목사도 아직은 젊은 나이에 죽었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그 영적인 유산은 시들어 가던 미국과 유럽 그리고 전세계 교회에 적지 않은 영적인 영향을 미친다.

윔버 목사와 로니의 설교를 들으면 우리에게도 친근한 오렌지카운티의 지명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이런 특별한 은혜의 장소에 살아가는 것이 큰 축복이요 사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