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 노란 복장을 입고 거리를 누비는, 어디에서든지 마주칠 수 있는 친근한 이웃이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이들은 전국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고객을 밀착 관리하는 마케팅 전문가들이다.

1971년 5월1일 이분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골목길을 누비는 ‘노란 옷, 노란 모자, 환한 미소의 야쿠르트 아줌마’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처음 활동을 시작했던 이들은 단 47명에 불과했지만, 2008년 말 현재 그 인원은 13,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하루 평균 7Km를 걸으며, 단 13명의 판매원이 3000평 규모 대형할인점에서 파는 매출과 맞먹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들 아줌마의 힘으로 판매한 야쿠르트수량은 2008년 7월 7일, 400억병을 돌파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수족관을 1,100번 채울 수 있는 양이다.

하루에 최고로 많은 고객을 만나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여의도점에 있는 이재옥씨. 그는 하루 평균 420명을 만난다. 42초 당 한 명꼴로 고객을 만나는 셈이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이들의 일상에는 쉼이 없다. 친절하게 배달해준 데 대한 고마움으로 물이나 커피를 대접하는 고객들도 있지만, 사실 이분들은 근무시간에 물을 일체 마시지 않는다.

주문한 사람들의 출근 시간전까지 배달을 모두 마치려면, 화장실 갈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한국의 급성장이 우연이 아니라는 증거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고, 흉내낼 수없는 근면 정신이다. 세계적인 CEO들이 한국을 연구하면서 한결 같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일에 대하여 무섭게 집중하는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듯이, 초기의 삼성전자는 당시 금성사(LG)를 브랜드 이미지나 제품력 면에서나 이기기가 쉽지 않았다. 유통구조등 모든 부문에서 한 수 밑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금성의 아성을 깨고 우위에 선다는 것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불가항력으로 보였다.

그런 이유로 삼성은 금성과는 전혀 다른 발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영역에서 앞서가기로 한 것이다. 연구 결과 그 영역은 ‘애프터서비스’로 결정했다. 당연히 판매량이 많은 금성에서는 A/S 건수가 많을 것이고, 많은 건수를 처리하다보면 고객의 불만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초점을 ‘빠른 서비스’로 맞추고 승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스피드’를 강조한다해도, 때에 따라 불가피하게 늦을 수 있다.

서비스로 승부한다고 해서, 무작정 서비스 인력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때 삼성이 활용했던 방법이 있었다. A/S 대기건수가 많아지면, 우선 견습생을 차가 아닌 오토바이로 먼저 고객에게 보낸 것이다. 견습생이라 직접 수리를 할 능력이 없으니, 옮길 짐은 없는지 다른 도울일은 없는지 직접 수리와 관계없는 일이라도 거들면서 정식 수리기사가 올때까지 시간을 벌고 있으면 소비자는 기사가 둘씩이나 와서 다른일까지 도와준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정식기사가 온 시간이 아니라 견습생이 온 시간을 서비스 개시타임으로 보는 것이다. 결국 빠른 서비스는 소문이 났고 ‘삼성’이 확실히 각인되는 계기가 됐다. 오늘의 삼성이 막강한 금성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게 되는 결정적 이유는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발빠른 서비스라는 가장 상식적인 차별화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근면성은 성공의 필수요소이다. 이 원리는 아무리 시대가 지난다 해도 변할 수 없다. 잘하는 세일즈맨을 보라. 기막힌 아이디어나 남다른 접근법, 화술이나 대인관계 능력도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무조건 상대를 만나지 않으면 팔 수 없다.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꼽히는 GM대우자동차의 박노진 이사의 모토는 ‘좌우지간 가서, 좌우지간 만나서, 좌우지간 이야기 하라’다.

고객에게 인정 받고,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남보다 배로 시간을 들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남들과 똑같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자세로는 남을 앞설 수 없다. 사회에 첫발을 디디면 할 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태반이다. 남들이 10분이면 할 것도 하루 종일 진땀을 빼야 하는 수준이면서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패턴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면 언감생심이다.

어른들은 입버릇처럼 ‘공부에도 때가 있다’고 말한다. 일을 할 때도 때가 있다. 일종의 체질을 만들어놓는 단계다. 처음 시작했을 때,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들 때, 그때는 물불을 안가리고 밤을 새워서라도 이기는 체질을 만들어야 할 때다. 그때 실수하고 시행착오 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나중에 정작 전문가가 되어야 할 때 실수하고 시행착오 한다면, 영원히 다시는 두 번째나 세 번째의 기회가 안 돌아올 수도 있다. 승리를 위해 가장 먼저 체질화 되어야 할 것이 있다. 남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습관이다.

체면 유지나 현상유지에 급급한 태도는 필연적인 실패를 각오해야 한다. 남들이 이루어 놓은 결과만 보면 ‘나도 할 수 있는 일’ 같고 대수로울 것도 없다. 하지만 뜀뛰기를 하는 사람만 담 너머의 세상이 보이고, 달리는 사람만 더 넓은 들판에 도달한다.

모든 일의 결과는 다 ‘투입’한 만큼 나온다. 생산을 하든, 설계를 하든 집어넣지 않은 것이 짠! 하고 저절로 나오는 법은 없다. 그래서 잘게 잘라진 하루하루는 결국 목표를 채우는 한 술이자, 목표까지 도달하기 위한 한 번의 페달이다. 오늘을 그저 그렇게 보내놓고, 하루를 허투루 보내놓고, 어느 날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1+1=2’라는 산수조차 부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몰상식을 업무나 일상에서 너무나 자주 저지른다. 기업의 최대 고민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고민의 주인공은 언제나 유능한 상사나 옆 팀이 아니라, 나 자신이어야 한다. 아무리 불황이 오고 경기가 어려워져도 성공하는 기업은 성공한다. 그들은 평범한 많은 다수의 실패자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