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보아도 작년에 우리 집 처마 밑에서 태어난 야생 비둘기와 너무 닮았습니다. 그 비둘기 부부가 다시 왔는지, 혹은 그 때 태어난 비둘기 중 한 마리가 짝을 이루고 찾아 왔는지, 정확하게 알 길이 없지만, 등에 몇 개의 검은 반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같은 가족인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그 비둘기가 알을 품고 있습니다. 부엌 창문을 통해 보면 불과 4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제 아내는 여전히 저러다가 엄마 비둘기가 말라 죽겠다고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제가 보아도 처음보다 훨씬 수척해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암탉은 거의 매일 알을 낳고, 저 비둘기는 일년에 딱 한번만 알을 낳아 부화시킬까? 만일 저 비둘기가 매일 알을 낳는다면, 부부금실 좋기로 소문난 남편 비둘기가 그 알들을 모아 시장에 내다 팔 수도 없을 터인데, 참 난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답은 간단했습니다. 닭은 우리에게 가축으로 주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매일 알을 낳게 하시고, 저 비둘기는 야생이기 때문에 한번만 알을 낳게 하신 것이 분명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창조주의 놀라운 지혜입니다.

우리 집 뒷마당 구석에 아보카도 나무를 심었더니 매년 3월이 되면 하얀 꽃으로 뒤덮입니다. 처음에는 수많은 열매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꽃들 가운데 열매를 맺는 꽃은 극히 소수였습니다. 만일 그 꽃의 수대로 열매를 맺는다면 가지가 찢어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무가 감당할만한 열매만 맺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열매들이 성숙하기 전에 적당한 숫자만 남기고 다 떨어지는가 봅니다. 하나님은 참 지혜롭게 만물을 지으셨습니다. 다윗은 교훈적으로 남긴 시에서 “네 짐을 여호와께 맡겨 버리라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영히 허락지 아니하시리로다” 했습니다.(시편 55:22) 그는 하나님의 절대 능력과 완전한 지혜를 신뢰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하셨습니다.(마태복음 11:28) 그러실만한 능력과 지혜가 그분에게 있습니다. 우리의 무거운 짐을 맡아주시는 하나님은 전능하시고 전지하신 분입니다. 지혜로우신 하나님, 우리의 형편을 아시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잘 알고 계시는 하나님, 우리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께 우리의 짐을 맡기십시다.

하나님께 짐을 맡긴 사람은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자유로운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사랑의 짐을 짊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도 감사와 기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