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터 나눔터 도움터 배움터 사역 중

나눔과 섬김으로 소외된 이들의 울타리 역할을 감당해 온 울타리선교회(The Well Mission)가 올해로 설립 13주년을 맞아 한흑간 커뮤니티의 화합을 꿈꾼다. 울타리선교회는 21일 오후 흑인 지구에 위치한 서던미셔너리침례교회에서 만찬기도회를 열고 선교회 사역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 기도했다.

13년 전 홈리스 사역을 위해 세워진 울타리선교회는, 현재 예배터, 나눔터, 도움터, 배움터의 4가지 역할로 나눠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예배터는 4.29 폭동이 일어났던 웨스턴 길가(4259 S. Western Ave. LA)에, 나눔터는 다운타운(6가+Towne)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나눔터에선 매일 아침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나누어 주고 있다. 대략 250여명이 이 도넛을 받아간다. 그리고 배움터는 빈곤층 및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악기도 무료로 가르치는 음악학교다.

이 4가지 사역을 가능케 하는 건 바로 도움터 사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도움터란 중고매장을 가리켜 울타리선교회에서 지어낸 단어다. 주로 한인가정에서 기부한 옷가지, 신발, 침대 등 재활용품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팔고 거기서 나온 수익금으로 홈리스 사역에 필요한 재정을 충당한다.

지난해 2월 7가와 후버길에 4582 스퀘어피트의 넓은 공간에 열었던 도움터를, 최근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4708-4710 W. Adams Blvd. LA)으로 옮겼다. 서던미셔너리침례교회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에서도 매일 물건을 구입해 가는 지역 주민들의 인기가 매우 높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다운타운 나눔터에서 이뤄지던 도넛 사역이 이곳 도움터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처음엔 도움터 벽에다 낙서도 했던 흑인 어린이들이 도넛에 마음이 녹았는지 이젠 낙서도 안 한다. 도리어 미안해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지워놓겠다고 할 정도다. 이렇게 도넛 하나로 민심을 사고, 그들의 마음을 서서히 녹여 복음을 심겠다는 전략이다.

이 나눔 사역을 줄기차게 해 나가는 울타리선교회의 리더는 에스더 나 목사다. 그의 한국 이름은 나주옥이다. 45세의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와,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 등지에서 10년간 공부를 하고 목사가 됐다.

나 목사에겐 이 지역으로 도움터를 옮긴 후 새로 생긴 꿈이 있다. 이 지역은 흑인 지구인 만큼 건물 건물마다 높은 철창이 솟아 있는데, 이 굳게 닫힌 철창을 복음으로 녹여내겠다는 것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나 목사는 오늘도 지나가는 흑인 어린이들에게 도넛을 나눠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