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동해 표기'를 놓고 한일 네티즌이 일대 사이버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22일 미주 한인 교포들이 버지니아한인회(회장 홍일송)를 중심으로 백악관 홈페이지의 온라인 청원 코너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미국 교과서 동해 표기로 바로잡기'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촉발된다. 청원의 내용은 미국 교과서에 표기된 '동해'가 '일본해'로 잘못 기록되어 있으며, 이것을 마땅히 정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어떤 사안을 두고 2만 5000명의 청원이 통과되면 그로부터 한 달 내로 관련 정책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타당성이 인정되면 사안이 해당부처로 넘어가게 된다. 미국 교과서에 표기된 '일본해'를 '동해'로 바로 잡아달라는 내용의 동해 표기 변경 청원은 짧은 시간 2만 9천 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3일 나리히라 Y.(Narihira Y.)라는 이름의 한 일본 네티즌이 "일본해는 원래 일본해였다. 왜 바꿔야 하나"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리면서 두 나라 네티즌의 본격적인 격돌이 시작됐다. 서명운동이 위기를 느낀 일본 네티즌들도 적극적인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현재 1만 5천명이 상이 서명한 상태다. 이에 국내 네티즌들 역시 재 반격에 나서 '동해 표기' 서명은 3만 2천 명 이상이 서명한 상태다.
한편 지난 해 8월 미국은 최근 국제수로기구(IHO)가 동해 표기에 대한 공식의견을 제출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서한 형태로 제출했고 국제수로기구는 이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미국 외에 영국도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IHO는 1929년과 1937년, 1953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바다 이름 표기 규정을 채택했는데, 당시 우리나라는 일제 치하와 한국전쟁을 겪고 있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해 지난 수십년간 동해가 ‘일본해(Japan Sea)’로 표기돼왔다. 이후 우리 정부는 1992년 8월 정부 차원에서 ‘East Sea’를 동해의 공식 영문명칭으로 결정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병기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제작되는 영문지도와 서적 등에는 ‘East Sea’만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