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수사 당국이 33년 전 발생한 이튼 패츠(당시 6세)의 실종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다. 패츠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1979년 5월 25일 자신이 살고 있던 소호지역에서 혼자서 등교하다가 실종됐다. 부모 없이 혼자서 다닐 나이가 됐다며 처음으로 혼자 등교하던 길이었다.
이 사건은 미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혼자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등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지만 지금까지 범인은 물론 패츠의 시신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 당국은 패츠가 살던 아파트의 수리공이었던 오스니엘 밀러를 최근 조사하면서 미제가 될 수 있었던 사건의 단서를 찾았다.
수사 당국은 밀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패츠가 그의 지하실 작업장에 매장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신 탐색견을 동원한 조사에서도 밀러의 지하실에 시신이 있는 것으로 탐색견이 반응했다.
수사 당국은 이에 따라 지난 19일(현지시간)부터 밀러의 지하실 수색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20일 전했다.
수사 당국은 12년 전에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호세 라모스가 살던 아파트 지하를 수색했다. 이번 수색은 당시보다 더 광범위 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경찰은 물론 고고학자들까지 동원됐다.
경찰 대변인 폴 브라운은 "아파트 지하실 콘크리트 바닥과 벽을 파내고 시신 등 실종된 아동의 흔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 수사 관계자는 "뭔가 발견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패츠가 실종되기 전날 밤 그를 만났던 것으로 알려진 밀러는 10여 년 전 복구 비용만 지급해준다면 지하실 바닥을 뜯어도 좋다고 경찰에 제안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밀러가 용의자가 아니어서 의심을 품지 않았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밀러의 사촌은 밀러가 용의 선상에 올랐다는 사실에 "말도 안된다(ridiculous)"고 반응했다. 그는 "밀러가 그 아파트에서 일했다면 수사 당국이 밀러가 알고 있는 것을 물어보는 게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NYT는 밀러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패츠의 부모는 아들이 실종된 이후 소호지역에 포스터를 붙이고 전단을 뿌렸다. 나중에는 우유 팩에 아들의 사진까지 부착했지만 허사였다.
수사 당국도 노력했다. 실종 직후 35명이었던 수사 인력을 1주일도 안 돼 300명으로 늘렸다. 수사 당국은 이튼을 봤다는 등의 전화를 하루 500통이나 받았다. 하지만 성과가 없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3년 패츠가 사라진 날을 `전국 실종 어린이날(National Missing Children's Day)'로 정했다. 이전까지 유력한 용의자였던 라모스는 패츠가 사라진 날 그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유괴해서 살해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라모스는 패츠의 실종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인정돼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고 오는 11월 출소할 예정이다.
패츠는 2001년 법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