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위해 과연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가?”

무슬림의 위협과 감시로 언제 위험이 닥칠지 예상할 수 없는 가운데에서도 목숨 걸고 사역하고 있는 한 선교사의 간증을 듣고 난 뒤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이었다. 무슬림 전도법을 연구하면서 무슬림들과 친해지려고 일부러 턱수염까지 길렀다는 이 선교사의 첫인상이 매우 강렬했다. 바로 캄보디아에서 사역해 온 백신종 선교사의 이야기다.

그가 지난 13-14일 LA한길교회(노진준 목사)에서 열린 선교부흥회의 강사로 초빙돼 강단에 섰다. 백 선교사는 2004년부터 씨드(Seed)선교회와 미주한인기아대책기구(KAFHI)의 파송을 받아 캄보디아 주재 선교사로 사역해 왔고, 연구 안식년동안 트리니티신학교 선교학 박사과정으로 무슬림 전도법을 연구했다. 캄보디아 대학(CUS)에서 문화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2006년부터는 로고스어학원과 캄보디아 씨앗교회를 설립해 일대일 성경교재 번역작업, 고아원 사역 등 다양한 현지인 선교사역을 해 왔다. 현재 트리니티신학교에서 폴히버트선교연구소의 프로젝트 디렉터 및 트리니티대학에서 문화인류학 외래교수로 사역 중이다.

양일에 걸쳐 그간의 현지사역보고와 간증을 전한 백 선교사는 ‘우리가 전할 복음’(행20:24)이란 주제로 복음의 고귀한 가치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시종 특유의 정갈하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십자가’와 ‘복음’에 대해 힘주어 증거했다. 단연 “복음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결연에 찬 의지를 내보여 듣는 이로 하여금 영적 도전을 받기에 충분했다.

파키스탄 내각 유일의 기독교인으로 과격 무슬림의 총탄에 순교한 故 샤바즈 바티 장관의 삶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버린 바티 장관이 수년전 한국교회를 방문해 “하루에 단 1분이라도 파키스탄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던 것처럼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을 무릅쓰고 선교하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록 환란과 고난이 내 앞에 기다리고 있다 할지라도 복음을 전하다 죽으면 영광”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대목에서 무슬림의 위협 가운데 ‘생명보다 더 귀한’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사로 살면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 기도 가운데 묵상하고 고뇌한 흔적이 엿보였다.

마지막으로 “영원한 것을 얻기 위해 영원하지 않는 것을 버리는 자는 바보가 아니다”라고 말한 짐 엘리엇의 말을 인용하면서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순간적인 것들’을 포기하는 ‘거룩한 바보’가 되자고 성도들을 권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