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0주년 맞은 혜림교회 김영우 담임목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세상에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고 싶다는 비전을 품은 혜림교회. 이 교회는 노인들의 편안한 안식을 위한 노인병원과, 긴 안목으로 펼치는 북한선교, 다음 세대를 위한 리더십 교육 등을 통해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혜림교회의 제2대 담임 김영우 목사를 만나 사역과 정신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로 혜림교회가 40주년(1972년 설립)을 맞았습니다. 소감이 어떠십니까?
“더 오래된 교회도 많은데 저희 교회를 방문해주셔서 놀랐습니다. 감사하죠. 전임 목사님께서 4, 5년 앞당겨 은퇴하신 뒤 제가 평탄하게 위임받은 것 같아 감사하고, 다툼 없이 평온하게 지낸 것 같아 감사합니다.”

-40년간 분쟁 없이 평화롭게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교회 표어가 ‘감사함으로 축복의 문을 여는 자녀’입니다. 표어에서 느껴지듯 감사와 배려에서 신앙 의지가 발휘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증명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믿음이 좋으면서 사람을 아프게 한다면, 굉장히 괴로워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법은 무엇인가, 사람을 소중히 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 신학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율법이고, 하나님은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만큼 최선을 다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성을 중요시하는 신앙생활을 말씀하시는군요.

“그렇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일보다, 혹은 일만큼 소중히 여기라고 부목사들에게 늘 말합니다. 설교에서도 늘상 말해 교인들도 염두에 두고 있구요. 게을러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면서까지 성장하는 건 원하지 않습니다. 한 걸음씩 가더라도 사람을 너무 쉽게 대하지 말자는 것이 제 신학입니다. 요한일서 4장에서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증명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십계명도 ‘목숨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 이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교회 열심히 나오거나 헌금을 하거나 부모 공경하는 것으로 표현하는데, 이것은 잘 드러나지 않아요. 하나님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은 사람도 소중히 대하더라구요.”

-하나님을 사랑하듯 사람을 사랑하라는 원칙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 주변에서 이웃 사랑의 모범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았고, 특히 제1대 홍선기 원로목사님께서 그러셨습니다. 그 분은 부족한 저를 많이 존중해주십니다. 우리 교회는 원로와 후임 목사의 관계가 좋다고 얘기들 하십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하든 원로목사님께서 ‘김 목사가 옳다’ 하시니 제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원로목사님은 은퇴 후 바로 중국 선교를 5년간 하셨어요. 저를 위해 리더십이 잘 이양될 수 있도록 떠나셨습니다. 자녀 셋을 두셨는데, 두 딸의 사위들과 아들 한 명이 모두 고위직에 있어요. 중국에 가실 이유도 없고, 우리도 생활하시는 데 불편함 없도록 챙겨드리는데 피해주시는 거에요. 중국 고비사막인 은천(银川)이라는 곳에서 3년, 북경에서 2년 선교사 생활을 하셨어요. 지금은 속초에 사시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설교하시고요. 교회 전반적으로 관계의 문제에 있어서 어른부터 배려하는 전통이 있어요. 그런 면에서 홍선기 목사님은 거인이라 생각하고 정말 존경합니다.”

-제1대 목사님의 자리를 충분히 메꾸셨다고 느끼십니까?

“제가 부족하죠. 원로목사님은 제가 병아리처럼 보일 겁니다. 언제나 과분하게 칭찬하세요. 제가 제 역량을 알잖아요. 그런데 항상 이만큼 불려서 말씀하시는데, 거짓말도 계속 듣다 보면 진짜처럼 들리잖아요. 전반적으로 원로목사님과 교인 모두 제가 못해도 잘한다고 말하는 분위기입니다. 크게 성장하지 않아도 조금씩 성장하니 우선 감사하구요. 교인들도 말로 아프게 하는 것, 다른 사람을 점수 매기려는 행위를 조심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목사와 성도, 그리고 성도와 성도간의 관계를 탄탄하게 해오셨는데 4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계획이 있으신가요?

“이웃 사랑이 율법이고 성경이라 강조하면서 고맙게도 완만하게 성장해왔고, 교회가 주일에 5부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배당을 지을 계획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배당을 짓기 전에 병원을 짓자고 교회에 공표했습니다. 저희 교회 2,500명의 교인 중 노인만 600명입니다. 그 분들은 죽는 것보다 자식에게 짐이 되면서까지 사는 것이 무서운 것입니다. 고민 끝에 ‘이것도 성전이겠다’고 생각했고 노인병원을 짓자 결심했습니다. 고맙게도 장로님들과 원로목사님도 크게 반대하지 않으셨습니다.

작년 초에 서울에 150평 땅을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교인들의 헌금으로 병원을 지으려고 합니다. 고맙게도, 노인병원은 별로 수익성이 없습니다. 교회가 돈이 많으면 우스워지니까요. 성전은 사람이니까 이렇게 성전을 지어보자 해서, 첫째가 병원이고 그 부속시설로 교회를 짓자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우리는 중국과 북한을 우선적으로 선교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임선교사를 파송해 여리고성을 돌듯이 북한을 돌고 있습니다. 중국에 베이스 캠프를 만들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연변과기대와 단동의 샘 복지병원이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일년에 두세 번 15~20명의 교인이 가는데, 이번에 연변과기대 교수로 자원한 선교사가 있어 기뻤습니다. 중국베이스캠프 지역이 통일 전과 후 우리 조국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 될 것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하나님께서 북한 선교에 대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목사가 된 계기도 그 언저리에 있어요. 북한 선교에 대해 고민한 끝에 직접선교는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교인들을 북한 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동역자로 만들어 간접적으로 돕는 것도 귀한 선교라고 믿습니다. 북한이 열릴 때까지 북한 선교를 할 수 있는 한국 사람을 중국에 보내, 선교를 하도록 하고, 물질과 교회당을 지원해 먹이고 입히는 것입니다.

중국 사람 이름으로 공장을 세우면 북한 사람을 데려다가 일할 수 있습니다. 또 중국인과 학교 시설을 통해 북한에 관련한 일을 사역하려 합니다. 연변과기대가 그런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빵집, 초등학교, 공장도 운영할 수 있죠. 단, 중국 정부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하려고 합니다. 오래 가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로 아이들에게 <요셉 총무 리더십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주일학교는 사양길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영국에 유학하던 시절,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길, 자신이 초등학교 때 주일학교 인원이 2,000명이었대요. 그런데 지금은 20명도 안 되거든요. 40년 만에 영국의 주일학교가 1/100로 줄었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이렇게 되기까지 20년도 안 걸릴 거라 생각합니다. 부정적 예언이지만, 인터넷 보급이 활발한 환경에서 중·소 지방도시는 몇몇 인기있는 목사님들이 목회하거나 장년들이 대형교회로 몰리면서 아이들도 많아지는 착시현상을 제외하고는, 대한민국은 지금 위험한 지경에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요셉 리더십 교육’은 하나님께서 요셉을 총리로 세우셨다는 데서 나온 것입니다. 주일 아침 7시 반에 4, 50명의 아이들을 모읍니다. 신앙과 신학 교육, 큐티 점검을 기본으로 하고, 정기적으로 서울대·청와대·국정원·삼성전자를 탐방하고, 의사·변호사 사무실에 방문합니다. 특별한 날은 명사들을 만나게 해줍니다. 아이들 교육에만 수천만원의 예산을 잡았습니다. 미래의 지도자가 되라고 가르칩니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공부 얘기를 하지 않아도 성적이 오른다는 것이고, 말과 행동에 예의가 생기고 글 쓰는 것도 달라진 것입니다.

‘너희는 리더다. 요셉처럼 쓰인 바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요셉을 강제로 훈련시키셨다. 애굽말을 배우게 하시려 종살이하게 하셨고, 예절을 배우게 하시려 애굽 사람들을 섬기게 하셨다. 교회가 너희에게 그런 기회를 제공하겠다. 대신 너희는 열심히 따라와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공부를 하게 되고, 시간 관리를 할 줄 모르던 아이들도 알아서 하게 됩니다. 1년간 리더십 교육을 하면서 아이들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예배당을 짓게 되면 본당보다 더 좋은 교육관을 짓겠다고 아이들과 약속했습니다. 교인들도 지지할 겁니다.”

-혜림교회의 슬로건이 ‘상처받은 세상을 치료하는 교회’라고 들었습니다.

“교회는 말 그대로 하나님의 용서와 위로를 얻으려고 오는 곳입니다. 결국 상처 많은 인생들입니다. 제1대 목사님부터 시작한 ‘상처받은 세상을 치료하는 교회 ’ 그 표현 그대로 손대지 않고 씁니다. 우리 교회의 꼬리표와 같습니다.

노인목회의 개념도 제1대 목사님부터 시작했습니다. 노인들은 우리가 돌봐야 할 미래입니다. 여러 방법을 통해 노인들을 전도하는 노아스쿨을 매주 수요일 여는데, 70~100명이 모입니다. 노인대학 같은 겁니다. 불신자가 와도 ‘교회같다’고 한다면 건강한 교회 아닐까요. 교회 와서 말씀으로 은혜받고, 병원에서 봉사하거나 주일교사로 봉사하면서 감사가 있고, 새벽기도의 장이 열려 기도도 공급받는 생활로 정착되길 바랍니다.

모든 면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그 밑바닥에서 사랑, 따뜻함, 배려, 이해를 느끼고 말씀에 은혜를 받는 교회. 교회의 성장보다는 건강을 강조하지만, 소문 듣고 몇 명씩 교회에 찾아오니까……. 개인적으로 이 방식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가 동네분들로부터 ‘저 교회 참 좋다’ 소문 나게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