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어디서 무얼 보려는지 궁금했다. 모든 스케줄을 둘째 딸이 짜놓았기에 우리 부부는 편했다. 딸이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놀라게 할 것인가 신경을 많이 쓴 거 같다. 아침 식사 후 바다를 향했다. 도착한 곳은 오키나와 북부 나고(名護)시 부세나 곶에 있는 부세나 ‘해중공원’(Busena Marine Park)이었다. 우선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배를 타고 유리로 된 밑바닥에서 바닷속 산호초와 열대어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배를 탔다.

[2] 나이 60세가 넘어서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들에겐 경험이 불가한 스노클링 때문에 크게 실망했던 게 사실이다. 평생 꼭 한번 경험하고 싶었던 일이라 나이와 관계 없이 체험해 볼 방법이 없을까 많이 고민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딸이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다. 영상을 통해선 바닷속 세계를 많이 봐왔지만 직접 내 두 눈으로 관찰하는 건 처음이었다. 바닷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물고기들이 어떻게 헤엄치고 다니는지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3] 배 중앙 바닥에 두꺼운 투명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었다. 승객들은 좌석에 앉아 발아래로 바닷속을 내려다보게 된다. 부세나 곶 앞의 얕은 산호초 지대를 천천히 순항해서 약 20분간 유리로 된 바닥을 통해서 바닷속 광경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어린이들을 포함해서 함께 배를 탄 모두가 신기한 듯 물고기들의 출현과 움직임에 따라서 소리치면서 사진들 찍느라 너무 행복해들 했다.

[4] 평소 호기심이 많은 나 역시 난생처음 경험해 보는 보트의 유리 바닥 전망 체험에 그저 즐겁고 기쁘기만 했다.
아쉽게도 관망 시간이 다 끝나버려서 한 번 더 배를 타고 싶을 정도였는데, 이번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딸이 데려갔다.
그곳엔 또 다른 신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성욱 교수 칼럼] 오키나와 여행 셋째 날
(Photo : [신성욱 교수 칼럼] 오키나와 여행 셋째 날)

[5] 약 30분간 줄을 서 있다가 약 170 미 정도의 길고 하얀 데크를 걸어서 들어간다. 탑 안으로 들어가면 계단을 따라 수심 약 5m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아래층에는 24개의 원형 관찰 창이 설치되어 있어서 창문을 통해 실제 바닷속을 바로 관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배를 타고 밑바닥을 구경하는 게 아니라 바닷속에서 직접 원형으로 된 24개의 관찰 창을 돌아다니면서 다 전망할 수 있었다.

[6] 수심이 얕아서 에메랄드빛 물색이 매우 밝고 투명했다. 보이는 것은 산호초 군락과 형형색색의 다양한 열대어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광경이었다. 어쩜 그리도 종류가 많은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물고기 종류가 많았다.
또 얼마나 다채로운 색들의 옷을 입고 있는지, 빨강, 파랑, 노랑, 주홍, 하양, 블랙, 핑크 등 수채화 물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선명하고, 밝은색들이었다.

[7] 피카소나 고흐 같은 세계적인 화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창조주 하나님의 솜씨가 빼어나고 탁월함을 새롭게 절감할 기회였다.
츄라우미 수족관과는 또 다른 맛의 “자연 바다” 체험이었다. 바닷속에서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관찰하는데,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바닷속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 인간 세상엔 골치 아픈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바닷속은 자연 그대로 아름답기만 했다.

[8] 평화, 평온, 고요, 적막, 침묵 그 자체였다. 일단 물고기들이 너무 부러웠다. 그들에겐 미움, 다툼, 시기, 질투, 싸움, 배신, 시험, 진급, 경쟁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 와서 계속 관찰하는 바는 물고기들이 바위나 산호에 계속 입을 “톡톡” 갖다 대며 뭔가를 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AI에 물어보니 물고기들의 먹이 활동이 주로 바위 표면에 붙어 있는 것들을 뜯어먹는 행동이라고 한다.

[신성욱 교수 칼럼] 오키나와 여행 셋째 날
(Photo : [신성욱 교수 칼럼] 오키나와 여행 셋째 날)

[9] 바위 표면에 세균, 규조류, 미세 플랑크톤 찌꺼기, 유기물, 작은 새우, 갯지렁이, 따개비 유생, 작은 갑각류 등이 섞여 있는 끈적한 막이 생기는데, 깁니다. 작은 열대어들이 이것을 핥아먹는다고 한다.
자연이 공급하는 먹이를 무료로 먹으면 되지 우리처럼 먹는 것을 위해 땀 흘리고 일하거나 무한경쟁으로 밥그릇 싸움할 필요가 전혀 없다.

[10] 이처럼 하루 종일 물속에서 헤엄치고 다니다가 배고프면 먹이를 핥아먹기만 하면 되는 바닷속 열대어들의 삶이 꽤 부러웠다. 하지만 다른 점에선 물고기로 태어나지 않고 사람으로 난 게 너무도 감사했다.

순간 19세기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 한 말이 떠올랐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는 편이 낫다.”

[11] 단순히 배부르고 편안하고 안전한 삶보다 진리와 지혜를 추구하며 고민하는 삶이 더 가치 있다는 말 아니겠나. 그렇다. 창조주 하나님과 그분이 계획하신 섭리와 복음을 알고 전하며 살아가는 지금의 삶이 너무너무 복되고 감사하다.
영원한 세계와 그곳을 사모하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과 그리스도인의 삶보다 더 복된 삶은 없음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