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까지 육신의 아버지를 도와 목수 일을 하셨다. 이러한 사실과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가 있다. 예수님은 그의 소년 시절 어느날 열심히 무엇을 만들다 저녁 시간에 일손을 멈추고 석양 햇빛을 흠뻑 받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계셨다. 그때 석양의 햇빛에 반사된 사지를 쭉 편 예수님의 그림자가 그가 선 뒤쪽벽에 십자가 형태로 비춰지는 것이 아닌가? 그 시간에 그 자리에 함께 서 있었던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벽에 비춰진 십자가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미래에 예수님에게 다가올 비극적인 운명을 내다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전설이 아니고 예수님과 관련된 많은 감동적인 그림을 그린 홀만 헌트의 <나사렛 목공소 앞에 서 있는 소년 예수>(Jesus at the door of the carpenter’s shop in Nazareth)라는 성화의 내용이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서 사시는 동안 유일하게 간직하신 목적이 있으셨다면 바로 십자가를 지시는 것이었다. 이 십자가는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내려오신 예수님의 유일한 목적이셨다. 십자가가 과연 무엇이기에 예수님은 이토록 십자가를 지셔야만 했던 것인가?

이 십자가는 원래 로마시대의 사형틀이었다. 노예나 반란자를 처단하는 그런 사형틀이다. 통나무 두개를 서로 엮어서 3미터 높이로 세워 놓고 그곳에 흉악한 죄수들을 잡아다가 매달아 놓고는 진을 빼서 죽이던 물건이다.

이 십자가에 하나님의 아들이 죽으신 것이다. 십자가를 목격한 자들은 예수님이 실패한 것으로 생각했다. 모두가 나사렛의 예수라는 청년이 로마 황제의 권력 앞에 힘없이 죽어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십자가에 계셨던 예수님은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이 되시는 영광을 얻으셨다. 그 이름은 2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모든 나라, 모든 백성들의 입에 찬송과 영광으로 칭송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완전히 승리하셨다는 것을 말한다. 세계의 어떤 사형틀도 사람들의 목에 장신구로 사용되는 예가 없는데, 유독 십자가만은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성스럽고 귀하게 여겨지는 상징물이 되었다.

나아가 로마는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 들이고 10년 후에 화폐에다 십자가의 모형을 새겨 넣는 역사가 시작되었다. 30년 후에는 죽은 사람의 관 위에다 고난의 표시로 이 십자가의 모형을 새겨 놓기 시작했고, 4세기 후에 가서는 교회들마다 십자가를 만들어서 종탑 위에 세우기 시작했다. 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이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십자가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 유명한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는 <영광의 무게>라는 책에서 “십자가를 이해하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며 기독교의 본질을 이해하는 방법이다”라고 했다. 십자가를 바로 이해하면 예수님을 바로 알게 된다. 신앙의 중심은 십자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