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달-지구>가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되면 달이 태양을 가려서 지구에서는 태양을 볼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을 일식(Eclipse)이라고 부릅니다. 순식간에 어둠이 온 천지를 뒤덮습니다. 멀쩡한 태양이 달에게 잡혀 먹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킵니다.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천재지변이 일어날 불길한 징조라고 생각했습니다. 생명을 공급하는 태양이 사라졌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태양은 비록 보이지 않더라도, 여전히 제 자리에 있습니다. 단지, 달의 기운이 강해서 태양이 보이지 않는 것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문제-나>가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되면, 문제가 하나님을 가려서 내가 하나님을 볼 수 없게 됩니다. 소위 <하나님의 일식>이 일어납니다. 하나님이 없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 뿐입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너무 큰 문제에 눌려서 하나님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신실하신 하나님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계십니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이 숨어 계시다고 말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숨어 계신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문제만 골몰하는 바람에 하나님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뛰어 넘어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문제 뒤에 계신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 열 두 해를 혈루병으로 고생하던 여인이 절망을 딛고 주님께 나아갑니다. 지천을 분간할 수 없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소경 바디메오가 주님을 찾아 부르짖습니다. 귀신들린 딸 아이 때문에 수로보니게 여인이 험한 수욕을 참아냅니다. 중풍에 걸린 친구 때문에 친구들이 지붕을 뜯습니다. 그리고 뽕나무를 기어 올라야 할 만큼 철저한 공허와 외로움에 시달렸던 삭게오가 주님을 만나 새 인생을 엽니다. 그들은 모두 어두운 인생의 일식을 극복하고 믿음의 사람들이 됩니다.

1900년 초 플로렌스 셔먼은 사랑하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의료 선교를 떠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시달리다가 한국에서의 의료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듬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됩니다. 태양같은 남편을 잃고 두 아들과 험난한 인생을 헤쳐 나아가야 했을 셔먼 여사의 인생역경을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믿음의 등불을 들고 자신 앞에 펼쳐진 절망의 일식을 헤쳐 나아간 여성입니다.

그녀는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한국인 유학생 신흥우를 돕고, 기도와 헌신으로 끊임없이 한국을 섬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예배 드리는 LA한인연합감리교회를 낳는 산파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벌써 108주년이 된 우리 교회는 100년 전 우리 교회를 위해 하나님께 드린 그녀의 기도와 믿음을 다시금 기억합니다. 여러분도 이런 믿음으로 신앙의 일식을 극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