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가 미국 최대의 흑인 권익단체인 전미유색인종발전협회(NAACP)와 손을 잡는다. 한ㆍ흑 간의 역사적 결연식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례자' 자격으로 참석하는 방안이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끈다.
유진철 미주총연 회장은 13일 결연식 일정과 관련, "현재 NAACP와 백악관이 조율 중에 있다"며 "이르면 2월 말이나 늦어도 3월 안에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결연식을 하는 방안은 흑인 지도자인 벤저민 지알러스 NAACP 회장이 백악관에 요청했으며, 백악관 측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는 태도를 보였다.
유 회장은 "올해는 우리에겐 LA폭동 20주년, 흑인사회 입장에선 로드니 킹 집단폭행 사건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한ㆍ흑이 이 시점에서 피부를 떠나 하나가 되는 순간 대통령이 참석하면 의미가 더욱 남다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미주총연의 NAACP 가맹은 유 회장의 선거공약이다. 그는 "미국에서 한인은 소수 중의 소수라서 다른 인종과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특히 흑인사회는 대다수 한인들에게 생활의 터전이란 점에서 반드시 손을 잡고 가야할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말 확산된 텍사스주 댈러스 흑인 권익단체들의 한인업소 불매운동 사태 해결 과정에서 한인 측 협상대표로도 활동했다.
미주총연이 NAACP에 가입 의사를 밝히기 전에 댈러스 사태가 터졌더라면 한ㆍ흑 갈등이 미국 전체 한인 커뮤니티로 확산되는 위험한 국면으로 치달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지난 10일 댈러스에서 열린 미주총연 총회에는 NAACP 지도부를 비롯해 연방정부에서 신시아 데먼스 법무부 인종갈등 조정관, 한국 정부에서 조윤수 휴스턴 총영사가 참석했다.
총회에는 흑인 과격단체 `네이션 오브 이슬람' 소속인 제프리 무하마드 씨도 유 회장의 요청으로 참석해 한인 업소에 대한 흑인 주민들의 불만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