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에피소드는 익명성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신분과 이름, 상황 등은 각색이 되었음을 알림)

성환씨의 큰 아들 인철이는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다. 그런데 , 성환씨 가족은 지금 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큰 아들 인철이 때문이다. SAT를 보고 진학할 학교를 물색하고, 대학입학 준비에 분주해도 시원찮을 시기인데, 공부를 못했던 아이도 아니건만 인철이의 고등학교 학교성적은 엉망이고, 선생님은 인철이가 진학할 의사가 없는 아이로 알고 졸업이나 하면 다행이라는 입장이니 부모들의 속이 썩어 들어간다.

게다가 매일, 학교가기가 죽기 보다 싫다고 하는 아이를 아침에 일으켜 학교에 보내기가 전쟁을 치루는 것 같다. 밥도 잘 안 먹고 잠도 잘 못자서 그런지 이젠 비쩍 말라 무슨 큰 병이 걸린 아이같았다. 놀란 마음에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 보고 검사들도 해 보았지만 무슨 특별한 질병이 걸린 것은 아니라니 그건 다행인데, 아들의 상태는 달라진 것이 없으니 걱정이 태산인 중에 염려하던 친구의 권유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자를 찾게 되었다. 그나마 상담선생님이 신뢰가 가서 그랬는지 속내를 조금 드러내 묻는 말에 대답을 하던 인철이가 한 말은, “인생의 의미가 뭔가요? 살 희망이 없어서요!”였다.

문제이해

상담이 진행되면서 상담자의 도움으로 인철이가 겪은 일들과 가진 생각들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인철이는 고등학교를 들어오면서 공부하는 또래 친구들로 부터 특별한 이유가 없이 배척을 받았고, 할 수 없이 어울린 아이들일랑은 품행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담배는 물론이고 모이면 자기들끼리 술파티를 하면서 학교에 대해 불평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비웃고, 게중에는 대마초를 피우고 마약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인철이는 마약은 하지 않았고, 그것을 피하려 대신 주는 술을 많이 마셨다. 술을 마시면서도 자기가 낙오자가 되는 것 같아 매우 마음이 불편하였고, 장남인 자기에게 기대를 하는 부모들 생각을 하면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러니 더욱 의기 소침해지고, 그래서 술을 더 마시게 되고, 또 품행들이 나쁘고 공부도 안하는 그런 친구들이지만 그나마 자기하고 어울려주는 유일한 그룹의 친구들인지라 계속해서 어울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철이는 학교생활과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일들로 인하여 의기소침해지고, 자기를 상대해 주는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 술을 마시면서 의기소침과 마음의 실망과 부모님에 대한 걱정들, 진로의 암담함과 엄연한 현실 등의 도전이 일종의 고약한 사이클을 이루면서 우울증을 심히 가지게 하었고, 자기를 받아들여 주는 그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마음에 기본적인 생각은 있어 마약이나 마리화나는 거절하는 대신 술을 많이 마심으로 또래관계를 유지하려 하였다.

그런데 이 술은 인철이에게 진정제의 효과를 하면서 가지게 된 우울증의 상태를 점점 더 심하게 많드는 나락으로 빠지게 하였다. 통상 사람들은 기분이 나쁘거나 가라 앉았을 때 술을 마심으로 전환을 해 보려 하지만, 실상 알코올은 그 반대인 진정제의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밝고 가볍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가라앉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좋은 친구 그룹의 배척/패배감/왕따 기분/수용하는 불량친구들과의 교제/마약대신 음주/죄책감/의기소침/우울증의 심화 등의 고약한 사이클을 계속하던 나머지, 수면부족과 수면불량, 식욕부진, 의욕상실, 적극적 활동 회피, 좋은 친구들의 배척으로 인한 패배감과 이를 따라 가지게 된 낮은 자긍심 등이 삶의 의미를 상실했고, 인생에 희망이 없다고 그런 생각까지를 가지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대로 두면 자살까지도 하게 될 그런 악화된 상황 까지 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성환씨 부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상담의 도움이 진행되게 되었다. 우선 인철이 자신이 어떤 과정으로 현재의 상태에 빠지게 되었는 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고, 당분간은 심한 우울증 상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주치의와의 협력으로 항울제를 처방하여 당분간 복용토록 하였으며, 상담을 계속적으로 진행하였다. 청소년 시기에 또래 집단과의 관계, 수용 등이 중요하지만, 나의 존재가 상대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배우고, 자기존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지도록 도와 한껏 낮아진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왔고, 섭생도 바꾸고 음주를 중단하고, 불량한 친구들과의 만남들도 정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몇 달 간의 상담의 도움이 진행되면서 인철이의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고, 건강한 자기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웠고, 자기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도록 애쓰고 돌봐준 부모님의 사랑도 절감하게 되었다. 비록 한 해를 다시 새로 공부하는 과정을 지나야 했지만, 새 출발하는 각오로 열심히 공부하여 학력도 많이 높여 이제는 좋은 학교를 진학하겠다는 기대도 할 수 있는 상황으로의 성취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의 쉼터

가족이라는 공동체안에서 한 가족구성원이 어려움을 경험하면, 가족은 ‘공동체’라는 차원에서 구성원모두가 함께 어려움을 경험하고 아파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