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 AP=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1일(현지시간) 가톨릭 전향을 원하는 성공회 신도와 미국 감독파 교회 신도들을 위한 첫 미국 성직자치단 직권자로 제프리 닐 스틴슨 전 감독파 교회 주교를 임명했다.
교황청은 직권자로 임명된 스틴슨 신부가 성베드로좌 성직자치단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틴슨 신부는 세 자녀를 둔 가톨릭 전향자로 2007년 미국 성공회인 감독파 교회가 처음으로 동성애자를 주교로 임명한 데 반발해 감독파 교회의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리오그란데 주교직을 사임했으며 2009년 가톨릭 신부 서품을 받았다.
성베드로좌 성직자치단은 텍사스주 휴스턴에 설치되나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활동하게 된다. 교황청은 지난해 영국에 교구 같은 기능을 하는 성직자치단을 처음으로 설립했으며 호주와 캐나다에도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성공회 내부에서 여성과 동성애자 주교 선임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2009년 성공회교도들이 성공회 고유 전례를 유지하면서 집단으로나 교구민으로 가톨릭에 전향할 수 있도록 교황령을 발표, 이들의 가톨릭 개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가톨릭은 그 이전까지는 성공회교도의 가톨릭 개종을 개인별로만 심사해 허용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당시 이 조치로 세계 성공회 수장인 영국 성공회의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와 관계가 경색됐다.
교황청은 가톨릭과 달리 결혼한 성공회 신부들도 가톨릭으로 개종할 경우 기혼 상태에서 성직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방침이며 다만 결혼한 성공회 주교들은 가톨릭에서 그 직을 유지할 수 없고 다만 일반 신부로만 서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