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레이스의 개막을 알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괴짜 의원' 론 폴(텍사스) 연방하원 의원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1980~90년대 폴 의원이 발언하거나 논평한 내용들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로 흑인들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는 내용이다. 특히 '평등사회' 미국을 상징하는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활동을 저평가하고 그의 이름을 딴 미국의 공휴일 제도는 문제라고 비판한 대목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앞으로 인종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인종 분리주의적 발상'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간 양강구도에 관심을 쏟던 미국 주요 언론들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폴 의원에 대해 '검증 공세'를 펼치고 있다.


폴 의원은 이에 대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으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방송사 기자가 과거 '인종차별적 논평'과 관련된 질문을 하자 인터뷰를 사양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24일 "폴 의원이 현재의 상황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이 전했다.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폴 의원의 최근 인기는 대마초 합법화, 연방준비제도(Fed) 폐쇄 등 이색공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보수진영을 대변하는 활동을 해온 것이 배경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그는 깅리치 전 의장에 대해 '가짜 보수'라고 공격하며 '보수진영의 대표주자'를 자임하고 있다.


그러나 76세의 고령에다 지나치게 튀는 공약을 내놓고 있는 그가 실제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아이오와주에서 인기가 높은 폴 의원에 대해 "론 폴이 후보직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