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 규모가 큰 캘리포니아주가 재정난 탓에 스쿨 버스도 세울 지경에 이르렀다. 14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내년 1월1일자로 예산 10억 달러를 감축하는 비상 긴축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비상 긴축은 회계 연도 도중이라도 재정 적자가 너무 커지면 주 정부 지출을 줄일 수 있도록 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지난 9월부터 넉달 동안 재정 적자가 22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이런 방식으로 주 살림살이를 운영하고 싶지는 않지만 (들어오는 돈이 없이 살아갈) 방법은 없다"면서 지출 축소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예산 감축의 불똥은 교육, 복지, 교정 등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부문으로 튈 전망이다. 초, 중, 고교생들이 타는 통학 버스도 직격탄을 맞았다. 주 정부는 스쿨 버스 운영비로 각 교육청에 지원하던 1억4천800만 달러를 삭감했다. 버스비를 올리든지 운행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판이다.


주립대와 커뮤니티 칼리지 운영 지원비에서도 3억 달러가 날아갔다. 캘리포니아 주립대(UC) 계열 대학과 칼스테이트 계열 주립대가 각각 1억 달러씩 예산 지원이 줄어들어 내년에는 또 다시 등록금 인상이 예상된다. 주민들에게 저렴한 학비를 받고 고등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칼리지도 주 정부 지원금 1억200만 달러가 줄어들면서 학점당 학비를 올리기로 했다.


가정 방문 간병과 노인 돌보미 서비스 예산도 1억 달러나 감축됐다. 장애인 의료 보호 예산 1억 달러도 없어졌다. 18만명에 이르는 간병인 및 간호사의 일자리도 위협받게 됐다.


교도소 운영에 필요한 교정 예산 2천만 달러, 공공 도서관 지원금 1천580만 달러, 아동 보육 예산 2천300만 달러도 이번에 없어졌다.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해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브라운 지사는 "주민들이 세금을 더 내지 않으면 내년에는 지출을 더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