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의 남북 간 빈부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동부를 기준으로 북쪽 사람은 잘 살고 건강한 반면 남쪽 사람은 못 살고 허약한 이른바 `북부남빈(北富南貧)' 현상이 심화되는 흐름이다.
최근 미국건강재단이 발간한 연례 보고서를 보면 소득과 건강, 교육, 대기환경, 범죄율 등을 합산한 결과 미국 50개 주에서 가장 가난한 주는 남동부의 미시시피로 평가됐다. 미시시피주는 평균소득, 비만, 빈곤아동, 심장병, 건강상태, 유아사망, 조산, 10대 출산, 낙태 부문 등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2000년 이후 12년 연속 가장 못 사는 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미시시피에 이어 역시 남동부 주인 루이지애나와 오클라호마, 아칸소, 앨라배마,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49위~45위로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미국 항공교통 등 물류 허브인 애틀랜타를 둔 지리적 이점 때문에 남동부에서 그나마 좀 산다는 조지아주도 하위권인 37위에 머물렀다.
반면 동부는 캐나다와 접경 지역인 극동 지역의 버몬트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뉴햄프셔가 2위, 코네티컷이 3위, 매사추세츠가 5위에 각각 자리했다. 버몬트는 2000년 12위였으나 주민 건강과 치안, 교육에 대한 대폭적인 투자를 통해 가장 잘 사는 주로 부상했다.
남동부가 세계 굴지의 제조업체들이 값싼 노동력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찾아 몰려들고 있는데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교육과 건강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등 미국에서 한국 대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조지아주만 해도 대입 수능 성적이 만년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잘 걸린다는 당뇨병 환자 비율도 남동부 주가 북동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간 빈부 격차에 대해 일부에서는 날씨와도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날씨가 더울수록 외부 신체활동량이 적고 나태해지기 쉽기 때문에 결국 빈곤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겨울에도 영상의 기온을 보이는 남동부는 비만인구 비율과 10대 출산 및 낙태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