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엘리베이터와 공기 정화 시설에 조명까지 갖춘 마약 운반용 땅굴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발견됐다. 1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경찰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 사이에서 길이 600m의 땅굴을 찾아냈다. 폭과 높이가 1.2m인 이 땅굴에는 전등과 환기 시설은 물론 운반용 전동 수레가 달릴 수 있도록 바닥에 레일이 깔렸고 수압식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미국 마약단속국 등 사법 당국은 이곳에서 마리화나 32t을 찾아냈다. 또 지하터널 입구가 숨겨져 있던 창고 건물에서도 마리화나 17t을 추가로 압수했다. 압수 마약은 역대 마약 단속 사상 두번째로 많은 양이다. 미국 경찰 관계자는 "이렇게 정교하고 잘 지어진 땅굴은 처음 본다"며 "다량의 마약을 옮기기에 적합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땅굴의 멕시코 쪽 입구는 경찰서와 세관 건물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마약 운반용 땅굴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5일 미국 경찰은 400m 길이의 땅굴을 찾아내 마리화나 17t을 압수했다. 작년 11월 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를 연결하는 2개의 마약밀매 땅굴이 발견돼 마리화나 50t이 압수되는 등 마약조직들은 비밀 땅굴을 마약밀매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 이후 미국에서 발견된 마약밀매용 땅굴은 70여개로, 이전 6년간 발견됐던 땅굴 수를 웃돌았으며 샌디에이고와 캘리포니아 주 임페리얼 밸리, 애리조나 주 노갈레스 등 접경도시 주변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