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자리 창출의 열쇠가 이민자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한 학자가 최근 CNN에 한 칼럼을 기고해 화제다. 이 같은 주장을 펼친 학자는 현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센터 경영 및 정부 관련 고문이자 우드로 윌슨 센터 퍼블릭 폴리시 전문가로 활동 중인 에이미 M. 윌킨슨이다.


윌킨슨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민자를 초청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명백한 사실”이라며 “이민자들이 이끄는 혁명은 미국 내 직업 창출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뉴 어메리칸 이코노미 파트너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전문잡지 ‘포춘’에 선정된 500개 회사 중 이민자 혹은 이민 후세대가 세운 회사는 총 40%를 차지하고 있었다. 윌킨슨은 또 “1995년과 2005년 사이 미국에서 시작된 하이테크 업체의 25%가 적어도 1명 이상의 이민자 창업주를 가지고 있었다. 이 같은 회사들은 약 45만개의 직업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적 세르게이 브린이 미국인 래리 페이지와 함께 창업한 구글은 오늘 날 3만1천3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프랑스 국적을 가진 이베이(eBay) 창업주 피에르 오미댜는 1만7천700개의 직업을, 검색엔진 야후 공동 창업주 제리 양은 대만 국적이지만 미국 내에 1만3천700개 직업을 만드는 데 공헌했다.


그녀는 “현재 미국 비자 정책은 이들의 꿈을 펼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 출신의 에밋 아하로니를 예로 들었다. 스탠포드대학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그는 165만 달러를 모금, 9개 일자리를 제공하며 샌프란시스코에 크루즈와이즈닷컴이라는 회사를 세웠지만, 이스라엘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 이민국에서 비자를 거부당했다. 뿐만 아니라 당장 미국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10월 캐나다로 이동해 스카이프를 통해 비즈니스 미팅을 지속적으로 가졌던 그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은 ABC 월드 뉴스를 통해 어려움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그의 비자 상태를 재검토한 미국 비자국에 의해 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된 그는 행운아에 속하지만, 그 외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미국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 알 수 없다고 윌킨슨은 주장했다.


윌킨슨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이민장려를 위해 두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이민 사업가들에게 임시 비자를 허용한 후 미국 내 판매량을 늘리고 이민국이 제시하는 최소한의 미국인 직원을 고용할 경우 그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자는 것. 둘째는 외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을 졸업할 때 학위와 함께 영주권을 함께 주자는 주장이다.


윌킨슨은 “매년 6만여명이 넘는 외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분야를 졸업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혁신기술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인재들”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이 이민 혁신가를 내쫓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이들을 끌어들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영국, 싱가폴, 칠레 등을 예로 들며, 이 국가들은 이민자 사업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별 자금과 비자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칠레의 경우 특정 프로그램을 통과하면 창업 자금 4만불을 국가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다.


윌킨슨은 “이민 창업가를 몰아내는 것은 미국이 스스로를 몰락시키는 것”이라며 “더 이상 시간 낭비란 있을 수 없다”고 이민 장려 정책 시행을 강력히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