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미국 정유회사 셰브론이 브라질 대서양 상에서 일으킨 기름 유출사고가 예상 외의 파문을 불러올 조짐이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셰브론이 허가 범위를 벗어나 심해유전까지 굴착작업을 하려 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에너지부 산하 석유관리국(ANP)도 셰브론이 계약과는 달리 심해유전이 있는 지점까지 시추장비를 내려 보내려다 잘못돼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수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부는 '자원·에너지 주권'을 앞세워 배타적인 심해유전 개발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심해유전 보호를 위해 공군과 해군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따라서 셰브론이 심해유전을 건드리려 했다면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셰브론은 "굴착작업 계산에 착오가 생겨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번 사고가 심해유전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굴착작업을 벌인 유전은 해저 1천200m 지점이며, 현재 보유한 장비로는 7천600m 깊이의 심해유전에 닿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셰브론은 리우데자네이루 주(州) 캄포스만의 해저 1천200m에 있는 프라지 광구(Campo de Frade)에 대한 굴착작업을 하던 중 지난 8일 기름 유출사고를 일으켰고 이 사고로 하루 200~330배럴의 원유가 흘러나와 바다 위에 기름띠를 형성했다.


셰브론은 사고 직후 선박 18대를 동원해 기름 제거작업을 실시하고 광구 주변을 시멘트로 덮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는 "사고 광구를 폐쇄하기위해 모든 조처를 하고 있으며, 브라질 당국과의 협력 아래 기름띠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지손 로바웅 브라질 에너지장관은 "셰브론이 보고한 기름 제거작업과 연방경찰의 현장조사 내용이 다르다"며 "셰브론이 허위로 보고한 사실이 확인되면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우 시내 셰브론 브라질 법인 건물 앞에서는 전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기름 유출 사고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린피스 브라질 지부의 기후·에너지 캠페인 담당자인 레안드라 곤살베스는 "셰브론이 밝힌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셰브론은 이번 사건에 대해 무책임하고 투명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