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재정난에 시달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주립 대학 등록금 인상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캘리포니아주가 운영하는 칼스테이트대 학생들은 16일 칼스테이트 롱비치 캠퍼스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대학 이사회가 2012학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내년 가을학기부터 등록금을 9% 인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학생 수백명은 이사회가 등록금 인상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미리부터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가 이사회가 끝나자 회의장으로 몰려들어가다 대기하던 경찰과 충돌했다. 시내에서 금융자본에 대한 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던 '롱비치를 점령하라' 시위대와 일부 시민 단체 회원까지 합세하자 경찰은 최루액을 뿌리고 곤봉을 휘두르는 강경 진압에 나섰다. 학생 4명이 체포됐고 경찰과 대학 직원 몇몇이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칼스테이트 학생들은 이날 시위가 1회성이 아니라고 밝혔다. 지속적인 등록금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칼스테이트 학생회장 그레고리 워싱턴은 "이날 시위는 비싼 학비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학생들의 분노가 널리 퍼져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교원들은 재정난 탓에 대학 당국이 임금을 올려주지 않기로 결정한데 반발하고 나섰다. 칼스테이트 대학 교직원 노조는 17일 하루동안 파업을 감행했다. 칼스테이트대학 교수, 강사, 사서, 상담사, 그리고 운동 코치 등 2만3천명으로 구성된 노조는 "교원 임금을 억제해서는 교육의 질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칼스테이트대학 교원 노조가 파업을 벌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교원 노조는 학생 등록금을 올리면서 교원 임금은 동결한다는 게 불합리하다며 학생회와 연계 움직임도 보였다.


캘리포니아 주립대(UC) 10개 캠퍼스와 23개 칼스테이트대학 등 33개 주립대를 운영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공립대 체계를 자랑해온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주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등록금 인상이라는 미봉책으로 버텨왔다. UC 계열 대학은 최근 10년 동안 등록금이 무려 3배나 올라 캘리포니아주 거주 학생 기준으로 연간 1만2천 달러에 이르고 칼스테이트대학도 내년에는 7천달러가 넘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