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자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의 교육열에 찬사를 보내고 있으나 정작 한국 정부는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WP는 이날 `너무 많은 대졸생들'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고학력이 만병통치약(panacea)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면서 이같이 소개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나 안 던컨 미 교육장관 등이 부러워하듯이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단 50년만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게 한 토대가 됐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 결과 한국의 15세 학생들이 전세계에서 읽기와 수학 부문에서는 1위, 과학 부문에서는 3위를 기록하는 등 미국 학생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것도 교육열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많은 한국 국민은 현행 교육시스템이 지나치게 암기식인데다 창의력과 리더십을 배양하고 생활영어를 배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공교육 부실로 인해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이 출생률 하락으로 연결되는가 하면 계층간 불평등, 어린이 건강 악화 등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인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제발 대학 진학을 포기하라"는 부탁을 학생들에게 하면서 공교육 정상화와 직업교육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WP는 소개했다. WP는 "미국 교육의 위기를 강조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경험은 어떤 나라도 세계경제 위기에 대한 쉬운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받은 국민이 그렇지 않은 국민보다 훨씬 낫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다만 한국을 따라 하면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몇몇 한국인들에게 한번 물어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