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달 전이다.한국 호산나교회에서 시도한 ‘목양장로’ 사역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에는 “장로의 역할의 90%는 목양에 있고, 행정에 있지 않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장로사역이 소개됐다. 일부 교회에서 지나치게 행정에 집중된 장로의 역할을 “목양”이라는 새로운 면에서 재조명 했다. 워싱턴 지역에서는 40여명의 적은 수가 참석했지만, 참석자들에게는 사역의 본질을 짚어주는 신선한 경험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참석한 베다니장로교회 김진기 피택장로, 볼티모어 벧엘교회 유승훈 피택장로를 만나, 장로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앞으로의 결의를 들어봤다.

2세 유승훈 피택 장로
무게 잡는 장로 말고 편안한 고민 상담가


유승훈 피택 장로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의 문턱에서 자랐다. 그래도 10대 후반이 될때까지 구원을 확신하지 못했다. 교회에서 자라다 보니 부흥회란 부흥회는 많이 좇아다니고 은혜 받고 성령 받으라는 메시지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뚜렷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 무엇인지는 알기 어려웠다. 혼자서 고민도 하고 믿음의 싸움도 많이 싸웠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를 따라 간 교회에서 친구 부모님에 의해 예수님의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받고 영접한 후 지금까지 한번도 ‘구원받은 기독교인’이란 사실을 의심한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그는 “예수 그리스도와 구원의 메시지”를 알려주는 장로상을 꿈꾼다.

2세에 가까운 그는 많은 이민 초기 한인 자녀들이 그랬듯 교회 리더십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도 가지고 있다. “집사가 장로가 되면 목회와 목자로서의 일은 뒤로 가고 행정이나 운영에 빠지는 것을 봤습니다. 한 면으로는 장로가 된다는 게 두려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행정 운영에 빠지게 되면 장로와 교인의 마음은 갈라지고 교인들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그는 “무게 잡는 장로 말고 편안한 고민 상담가처럼 교인들의 니드(NEED)를 들어주고 채워주고,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장로가 되고 싶다”고 기도하고 바라고 있다.

1세 김진기 피택 장로
선교를 앞세우는 머슴 같은 장로


▲김진기 피택장로.
2세에 가까운 유승훈 피택장로에 비해 김진기 피택 장로는 1세에 가깝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한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2003년 다시 미국으로 왔다. 기독교인이 된 것은 86년도 유학생활 당시. 룸메이트이던 한 필리핀 친구의 질문이 계기가 됐다. “예수 그리스도가 너를 위해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어. 너는 아니?” 부모님께서 열심이 있는 기독교인이셨고 그 자신도 교회를 다녔지만 한번도 깊이있게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그 전에도 생각은 했지만 머리에만 있던 것이 가슴으로 내려왔을 때,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개인적인 사건 즉 나를 위한 죽음임을 알고 나서 그는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룸메이트가 그 때 저한테 안 물어봤다면 나의 구원은 더 느려졌을 지 모르죠. 어쩌면 아직까지 헤메고 있을 지도….”

그 후 꾸준한 신앙생활을 해 왔다는 김진기 피택 장로. 그는 “다행인지, 한번도 분란이 있는 교회를 겪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교회의 장로에 대한 이미지도 ‘목회자를 헌신적으로 돕는 장로’가 굳다.

현재 선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장로가 되어서도 “선교를 앞세우는 역삼각형 교회”를 꿈꾸고 있다.

“저의 신앙에는 머슴론이 강합니다. 하나님 앞에 머슴이고 이웃을 섬기는데도 머슴같이 섬겨야 한다는 거죠. 장로는 아무리 교회 정치와 행정을 하지만 교회를 섬기기 위해 돌보는 것이기때문에…. 수직적 체계로 볼 때, 당회장, 장로, 집사, 평신도이지만 조직이 거꾸로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는 ‘섬기는 장로가 되어야 되겠다’는 것. 궁극적으로 교회 본질이 유지 되려면 마지막 지상 명령인 ‘선교’가 꼭 이뤄져야 한다는 데 집중하고 “선교하는 장로”를 꿈꾸고 있다.

◎그들은 목양장로사역 컨퍼런스를 통해 장로의 본질이 되는 사역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한국적 토양에서만 가능한 사역은 미국 풍토에 맞게 수정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진기 피택 장로는 “한국의 경우 장로님들 대부분 자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자기가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미국은 그렇지 못하다. 일할 때는 다 일해야 하고 그 외 개인적인 시간을 쪼개 교인들을 돌봐야 한다. 또 교우의 마음을 배려하고 처지를 배려해서 함께 기도하고 노력하는 모습은 동의하지만 경조사를 챙기는 등 배려의 방법은 조금 어색한 부분이었다”며 “미국적인 상황에 맞게 목양 사역의 프로그램이나 툴이 커스터마이즈 되어야 하는 것은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