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목회자 가족 수양회를 다녀왔습니다. 쉐난도에 있는 캐빈을 빌려 함께 지내다 왔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모두 참여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참여한 가족들은 모처럼 한 가족 됨의 행복을 맛보고 돌아왔습니다.

저로서는 꽤 오랫동안 망설였고 또한 많은 용기를 내어 시작한 일입니다. 교우들에게서 듣는 말 중에서 제게 가장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 “목회자들이 교인들을 돌아보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는 말입니다. 그 말 앞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연회 참석 외에는 목회자들이 단체로 교회를 비우지 않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매년 말에 목회자들이 수양회를 하는데, 이것은 새 해 계획을 위한 모임입니다. 수양회라지만 쉬는 것이 아니라 일하러 가는 것입니다. 그 외에는, 할 수 있는 대로 교회를 지키며 일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평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제한된 인원의 목회자들이 많은 교우들을 돌아보려니 늘 사각지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에 부흥회를 인도하러 오셨던 김중언 목사(전 후러싱제일교회 담임)께로부터, 후러싱 제일 교회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모든 목회자 가족들이 함께 호텔을 빌려 수양회를 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여러 목회자들이 함께 어울려 일해야 하는 큰 교회에서는 그것이 꼭 필요하다면서 제게도 그렇게 해 보라고 권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모든 것이 ‘관계’에 기초해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서로 좋은 관계 안에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또한 그 말씀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목회자들을 배려하는 일에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이후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 일을 시작할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 교회 목회자 가족 전체가 머물 수 있는 규모의 캐빈을 발견했고, 올 해에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계획을 세우면서 정한 첫 번째 원칙은 교회 예산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목회자 자신들이 낸 회비와 몇몇 분들이 도와주신 것으로 모든 비용을 충당했습니다. 두 번째 원칙은 ‘철저한 안식’의 원칙이었습니다. 일하는 수양회가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쉬는 수양회가 되도록 했습니다.

그곳에서 지내는 동안 그리고 돌아와서 제 마음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진작 이런 것이 필요했구나!” 일로만 만나던 목회자들이 긴장을 풀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서로를 더 깊이 알게 되었고, 사모님들 사이에도 돈독한 사귐이 형성되었으며, 자녀들도 함께 놀며 정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2박 3일 동안 교인들을 돌아보는 일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쌓은 관계가 앞으로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여러분의 이해와 사랑을 앙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