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9일 최근 경기상황을 감안해 최소한 오는 2013년 중반까지는 제로(0) 수준 금리를 유지키로 사실상 결정했다. 연준이 이처럼 기간을 명시해 금리 동결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으로, 최근 미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과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등에 따른 위기감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 진행 중인 경제회복세를 지원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수준을 적정 수준에 도달하도록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범위를 연 0~0.25%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경제상황으로 미뤄 최소한 오는 2013년 중반까지는 이런 예외적인 저금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혀 동결 방침을 시사했다.
이는 지금까지 연준이 저금리 기조 유지 전망에 대해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써왔던 것과 비교되는 것으로, 최근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이와 관련, 연준은 최근 미국의 경기 상황에 대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6월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기회복세가 완만하게 진행 중이나 예상했던 것보다 느리다"고 표현한 것보다 더 비관적인 것으로, 최근 고용 및 주택시장 침체 등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연준은 "전반적인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실업률은 높아지고, 가계 지출도 둔화되고 있다"면서 "아울러 비(非)주거용 건출물에 대한 투자도 여전히 약하고 주택시장도 계속 침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업의 설비.소프트웨어 투자는 확대되고 있다"면서 "최근 에너지와 다른 상품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준은 "앞으로 몇 분기동안 이런 회복 둔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연준의 성명에서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이른바 제3차 양적완화 조치나 단기국채의 장기 전환 등 `특단의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물가안정의 범위내에서 더 강력한 경제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수단의 범위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FOMC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책결정에 대해 의장을 포함한 10명의 이사중 리처드 피셔,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찰스 플로서 이사 등 3명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연준은 밝혔다. 이는 벤 버냉키 의장 취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