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신론 단체가 9/11 테러 현장 옆에 설치된 추모 십자가를 철거하라며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이번 주 뉴욕 주 법원에 소송을 제출했고, 소송의 내용을 단체 웹사이트에 개재했다. 이 소송은 뉴저지, 뉴욕시,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를 포함해 여러 단체와 개인을 고소하고 있다.
세계무역센터 십자가는 2001년 9월 11일 쌍둥이 건물이 무너질 때 그것을 받히고 있었던 두 개의 철기둥을 교차시켜 만든 것이다.
근처 성당 옆에 세워져 있던 이 십자가는 지난 토요일 9/11 기념 박물관에 새로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9/11 테러 직후 이 지역을 청소하던 일꾼들을 목회했던 프란시스코 수도회의 브라이언 조르단 신부는 십자가를 위한 기념 축도도 했다.
9/11 기념박물관의 총 책임자인 조 대니얼스는 지난 토요일 이 십자가가 "9/11의 역사의 현장을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라며 "십자가가 이 곳으로 다시 돌아온 것은 기념 건물을 짓는 데에 큰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상징물" 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무신론 단체는 이 십자가가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단체 대표인 데이브 실버맨은 "세계무역센터의 십자가는 크리스천의 상징물이다. 소위 '거룩하다' 하는 자가 자기가 믿는 신의 이름으로 축도한 것이지만, 정작 그 신은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이 3천명을 죽이는 것도 막지 못하고, 십자가 모양을 닮은 잔해만 남겼고 그만큼만 우리를 지켜주었을 뿐이다”라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