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길에서 납치돼 억울한 죽음을 당한 8살 브루클린 소년 레이비 크레츠키 군에 대한 이웃들의 애도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요일 밤 브루클린 야외에서 열린 소년의 장례식에는 수 천명의 이웃과 추모객들이 그의 가족이 속해있던 보수적인 유대인 커뮤니티인 하시딕(Hasidic)의 전통에 따른 검정색 모자와 코트를 입고 모여들어 마치 검정색 바다를 보는 듯했다고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크레츠키 군의 장례식은 경찰이 소년의 시체를 발견한 수요일 오전에서 수시간만에 치러졌다. 소년을 살해한 레비 아론(35)의 부모는 변호사를 통해 ‘희생당한 소년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했으며,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레이비 군은 월요일 오후 데이캠프를 마치고 엄마와 만나기로 한 장소를 향해 혼자 걸어 가고 있었으며, 이 날 부모의 허락을 받고 처음으로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하지만 코너를 돌고 길을 잃었으며, 인근에 있던 아론에게 길을 물었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특히 소년의 가족이 속한 유대인 커뮤니티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가장 먼저는 사고가 발생한 바로우파크가 인근에서도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사건을 접한 이웃들도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 ‘아이들이 다니기에 안전한 동네에서 어떻게…’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두 번째로는 범인인 아론 역시 하시딕은 아니지만 자신을 보수적 유대인이라고 스스로 칭했기 때문이다. 하시딕 유대인들은 유대인들 가운데서도 매우 보수적인 유대인 그룹에 속한다.
바로우파크가 속한 지역구의 도브 히킨드 의원은 “이곳은 범죄지역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이 사건으로 매우 경악하고, 두려워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푸는 결정적인 열쇠가 된 것은 다름 아닌 감사카메라다. 소년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감시카메라에서 수사관들은 가방을 메고 있던 레이비 군이 치과 앞에서 낯선 남자의 차에 타는 모습을 발견했고, 치과 의사의 집을 찾아가 이 남성의 행방을 물었다. 의사는 돈을 내러 왔던 용의자를 기억해 알려줬고, 치과 기록을 뒤져 레비 아론의 집을 찾아낸 것은 수요일 오전 3시경이다.
경찰 측은 소년이 성폭행 당한 흔적은 없었지만, 아론이 왜 소년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나눠서 버렸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범인인 아론은 특별한 범행 기록이 없으며, 이혼한 상태로 아버지와 삼촌의 건물 다락방에 혼자 살고 있었다. 평소 아론은 온순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음악을 즐겼으며, 결혼 전까지 부모님의 말을 잘 따르는 수줍음을 탔다고 지인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