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받은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교회에서 청년부를 직접 이끄는 사람으로서 소위 은혜를 받았다는 청년들로부터 “제가 신학교에 가서 목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그때마다 나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는 꼭 목사가 되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말해 준다. 그리고 “물론 목사로서 소명을 받았다면 그 길을 가야 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그대로 하면서 그 속에서 하나님께 어떻게 하면 영광을 돌릴수 있는지를 찾아보라”는 말을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나는 오랜동안 교회에서 소위 은혜 받은 사람들이 모두 신학교로 몰려가는 것을 많이 목도하였다. 처음에는 나도 그 모습을 보며 “참 좋은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후에는 그것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데는 목사 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도 필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비전이 있는 한 교회를 목회하면서 느끼는 것은 교회에는 다양한 평신도로서의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성극을 하나 해도 믿음 좋은 작가가 필요하고, 포스터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며, 그것을 인터넷에 띄우는 컴퓨터에 능통한 사람도 필요하다. 그리고 음악을 만들거나 편집하는 재능이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 그런데 그와 같이 믿음이 좋은 사람들이 전부 다 목사가 된다면 그런 일은 누가 할 것인가? 또한 목사가 되어서 모두 다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게 된다면 좋은데 다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미국에는 목사로 안수 받은 분들 중에는 보험 판매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교회를 섬기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본다. 그런 것을 보면서 꼭 목사가 안되어도 될 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내가 믿기로는 목사로서 소명을 받은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일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성경에 말씀 전하는 자로 소명을 받은 사람들은 굶주리고 핍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았다. 그렇다면 현대의 목사로서 소명을 받은 사람들도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확신이 든다. 그런데 밥먹기 힘들다고 증거하는 삶을 버리고 아주 세상직을 찾아 나선다면 그것은 소명 받은 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목사도 생활이 어려우면 잠깐동안 세상에서 직장을 다닐 수 있다고 믿는다. 사도 바울이 천막을 깁는 일을 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은 완전히 주님을 증거하는 일에서 손을 놓고 직장을 나가야 한다는 말과는 다르다. 목사는 잘 살기 위해 소명을 받은 것이 아니고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목사들의 간증들 중에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다. 그것은 목사가 받은 축복 가운데 물질의 축복을 예로드는 것이다. 목사가 되었더니 좋은 차를 주셨고 또 좋은 집을 주셨다는 등의 간증들은 목사로서는 한 등급 아래의 간증이라 말할 수 있다. 물론 살아 가는 동안 주님이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해야 되겠지만 진정한 목사의 자랑은 더 많은 지역에 더 많은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이 소명을 받은 목사에게는 가장 축복된 하나님의 은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씀을 전하는것을소명으로 받은 자가 살기가 궁핍하여 아주 목사의 일을 접어 버리고 돈벌이를 하러 나섰다면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나는 언젠가 개척 교회를 문닫고 자기 사업을 시작한 목사가, 그 주간에 장사가 꽤 잘 되었는지 어느 교회에 가서 말씀을 전하는데 내가 목사라서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축복하신다는 말을 간증으로 하는 것을 들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소명감 없이 목사가 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은혜를 받으면 무조건 신학교에 가서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게 한 것이다.

은혜를 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은 맞는 것이지만 꼭 목사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목사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목사가 된 사람들 중에서 목사가 안되었으면 훨씬 하나님 나라에 유용하게 쓰여졌으리라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다. 그래도 청년때에는 온힘을 다하여 기도하며 교회에 부흥을 가져오게 한 사람이었는데 목사가 되어서는 목사라는 직분에 묶여서 하는 일 없이 지내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갖을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 교회의 청년들에게 목사가 되라고 부추기지 않는다. 은혜를 받고 확실한 목사로 부름을 받은 소명이 없다면 세상의 전문인으로 소명을 받은 것이므로 사회에 복음의 영향을 끼치며, 교회에서도 한 부서에서 전문적인 일을 하여 귀한 열매를 맺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청년들이 평신도의 입장으로 단지 신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겠다는 것에 대한 나의 입장은 다르다. 나는 청년들이 신학에 열심을 내는 것에 대하여 매우 좋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전문인으로서 사회에서 복음의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는 왠만한 신학적인 지식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신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를 건설해 나간다면 그 영향력은 매우 대단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교회에서의 봉사도 마찬가지이다. 교회가 교역자에게만 의지를 한다면 그 교회는 어린 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평신도들이 깨어나서 기독교의 진리를 깨우치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사역을 할 때에 교회는 놀라운 힘과 함께 성숙한 교회로 자라나게 된다고 믿는다. 나는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진리를 깨우치고 미신에서 떠나며 확실한 구속의 은총을 깨닫고 살 수 만 있다면 그 성도는 소명있는 교역자들의 영향 못지 않는 역활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떨 때는 그런 성도들이 교역자들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볼때도 있는 것을 보면서 평신도가 성경의 진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신학교에 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평신도로서 신학교에 갈 때는 주의 시켜야 될 점이 있다. 그것은 그들이 신학교육을 받았다 할찌라도 그들은 교회에서는 계속 평신도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성도들간에 특권층이 생겨나고 그러면 비정상적인 고급 신자들이 생겨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이유로 은혜를 받은 청년들이 무조건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재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실시하는 제자훈련이나 그 밖의 성경을 통한 훈련을 통과한 후에 더 귀한 하나님의 사역을 위하여 신학교에 가서 더 공부를 하겠다는 것에 대하여는 환영할 뿐만 아니라 장학금을 주면서라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