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11시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지난달 ‘문경 십자가 죽음’ 사건을 놓고 과연 수사 결과대로 단독 자살인지에 약간의 의문을 제기했다.

방송은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로 발견된 김씨의 죽기 전 행적들을 뒤따라가면서, 이 사건이 대체로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재현하려 했다는 데 비중을 뒀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다고 밝혔다.

방송은 창원을 찾아 김씨 주변 인물들을 만났고, 그들에게서 평소 그가 교회에 다니는 것을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교회에서 나눠주는 물건들을 일부러 받지 않는 등 오히려 회피했고, 불교 음악을 듣기도 했으며, 대담한 성격이 아니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들을 나타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은 시뮬레이션을 거쳐 김씨의 죽음을 단독 자살로 결론지었지만, 이를 반박하는 전문가들의 발언도 소개했다. 자살이라 하기엔 상처가 너무 깨끗하고 주저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과수는 손에 뚫린 구멍이 뼈와 조직을 피해가 혼자서도 연습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타살이라면 자살에 사용된 도구들을 그대로 놔뒀겠냐는 반박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타살 흔적이 없다고 해서 타살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고, 조력자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조력자는 아니라도 누군가 죽어가는 김씨를 지켜봤거나 적어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수의 죽음에는 많은 목격자들이 있었고 예수는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기 때문에, 김씨도 이를 염두에 뒀으리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김씨가 자신의 택시를 처분한 채, 문경 현장으로 타고 갈 차를 새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그곳에서 김씨는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차를 잘 인도받았습니다. 다 됐다, 가자”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차 구입 계약을 한 뒤 대리점에서 차를 받지 않고 평택의 공장까지 가서 차를 가지러 갔으며, 남동생을 불러내 운전석 시트에 타월을 덮게 하고 타월 위에 앉아 기도를 하고 차를 탔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예수님이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이야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주변 사람들은 김씨가 단순한 기독교보다는 유교나 불교와 혼합된 기독교를 믿는 것 같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가입해 활동했던 카페 운영자와 성향이 비슷한 것으로 판단된다. 양봉업자인 카페 운영자 주모 씨는 김씨의 최초 목격자인데다 십자가 사체 사진을 카페에 올리고 김씨 죽음에 대한 감상을 계속 남기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주씨의 집을 방송팀이 찾아갔으나, 집을 비우고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새로운 사실도 공개됐다. 김씨가 자식에게 간을 이식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자식이 그 이후 2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김씨는 혼자였고, 의지할 데가 필요했을 수 있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숨진 김씨의 친누나는 그가 죽었는지도 몰랐음이 드러났다. 방송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