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현지 목회자를 위한 컨퍼런스를 인도하기 위하여 저는 이곳 카트만두에 인도 지교회 윌리엄스 목사님을 비롯한 5명의 선교팀과 함께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팔에 가기 위하여는 인천 공항에서 하루밤을 묵고 다음 날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타게 되어 있습니다. 자연 두 나라의 공항과 호텔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벌써 3번째의 방문임에도 두 나라의 현저한 차이를 보며 제 마음에는 여러 가지 묵상이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잠시 방문한 인천공항은 이전보다 더 깨끗하고 질서있게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어 국제 공항으로서 어떤 나라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반면 카트만두 공항의 모습은 마치 타임 머신을 타고 50년은 뒤로 돌아간 느낌인데, 아주 오래 전에 한국에서 보던 모습같아 일종의 향수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어찌하여 같은 세월동안, 어떤 나라는 이렇게도 발전하고, 어떤 나라는 이렇게도 정체상태로 남아있을 수가 있는지 답답한 심정이었습니다. 사방에 굴러다니는 쓰레기, 툭하면 끊어지는 전력, 공항 직원에게 껌을 주었더니 금새 몇명이 우르르 다가와 서로 껌을 달라고 조르는 모습.....1950년대 우리 나라 아이들이 미군들을 따라다니며 쵸콜릿을 조르는 모습이 잠깐 기억이 나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초현대식으로 단장하고 세련된 공항직원의 안내로 활기있는 인천공항과 얼마나 대조가 되었는지요. 공항 뿐 아니라 호텔의 차이도 대단했습니다. 한국에 하루 저녁을 머물렀던 호텔의 초호화 시설에 놀랐는데 현재 묵고 있는 카트만두 호텔의 낙후함은 오래전 한국 시골의 여관을 연상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공항대합실에서 기다리며 네팔을 소개하는 스크린을 비추어 주는데, 대부분이 신들과 신전, 사원을 자랑하고 선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신들의 숫자가 네팔 국민의 수와 같다고 자랑하는데 과연 네팔은 우상숭배의 나라입니다.

그나마 네팔은 북한에 비하면 한결 낫지요. 비행기 안에서 북한 정치수용소에 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 쥐를 잡아 먹고, 동물들의 오물에 섞여 있는 옥수수를 주워 먹는다는 북한 정치수용소는 과연 어떤 곳일까요? 툭하면 제소자들 앞에서 공개처형을 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 강제 노동에 혹사당하며, 옥수수 죽 2끼로 연명하는 제소자들이 그 곳에 갇혀있는 이유는 저들이 공산당에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북한 땅에서 완전히 없애버린 북한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2번째라고 합니다.

반면 한국은 어느 덧 기독교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카트만두 공항에서 한국 산악인 한 분을 만나 전도할 겸 대화를 하였는데, 인천공항과 카트만두 공항이 참으로 대조가 된다는 사실과, 그 차이가 기독교의 수용여부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저의 의견에 공감을 하며 그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긴 기독교가 사회적으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요.” 그 분이 대화중 선교라는 단어를 익숙하게 사용하기에, 어떻게 교회도 나가지 않으면서 선교라는 단어를 아느냐고 했더니, “왜 몰라요 늘 듣는 단어인데.,,” 하십니다. 불신자도 늘 들을 정도로 한국은 선교하는 국가가 된 것입니다. 사실 한국 사람들은 한국 동란이래 하나님을 붙들고 극성맞게 기도하고 극성맞게 선교하며 남한 땅을 십자가로 수놓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한국을 불쌍히 여겨주시며, 여전히 그 땅에 죄악이 많지만 그래도 한국을 축복하심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을 부러워합니다. 더구나 미국에서 온 한국인이라고 하면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온 세상이 가장 부러워하는 미국과 한국의 장점을 겸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의 공통점은, 복음을 통하여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을 누리는 나라들이라는 점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복음은 개인을 축복할 뿐 아니라 국가를 축복합니다. 복음을 외면하며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수많은 땅 끝의 나라들에게 국가를 축복하는 복음을 힘을 다해 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