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마을 그리고 듬성듬성 잔풀들이
햇살 드리우는 백사(白沙)가 질펀하다

웅성웅성 사람들 삶의 소리로 아침이 열리다
옛날 기차역 같은
많은 이야기 담긴 듯
둥근 먼지 묻은 유리문 건물이
눈에 유독 띤다.

커다란 연못이 어디 메 선가의
무슨 歷史 짙게 잠긴 듯
물 살 소리를 펼치면서 솟아오르는 가 했더니
뒤 언덕으로 지퍼 오른다

무늬 묻어나는 돌기둥 벽들로 폐허(廢墟) 우뚝 우뚝 줄 서,
널 퍼짐하고 아담스런 원형극장,
아직도 군중 환희의 소리 사무처 오는 가
황제,황후가 앉았다던 둥글게 중앙 돌 널판의자 자리가
긴 세월 안고서 선명히 무늬 새겨졌다.

정면 무대 뒤안길에서 연극 서사시(敍事詩) 장면이 막 나타나 올 듯
웅성임의 향연이 벌어지는 것은 아 닐 가

좌석 좌석 사이사이 낭간이 그리도 높아 보이더니
돌 좌석 급한 꼭대기에 오르자
원형의 저 아래 무대바닥엔 이끼잔풀들로 듬성듬성

왼편 접어 내려가면서
한 마장쯤 바라다 보이는 곳이
바울의 기도처란다
무슨 소리 무게로 웅얼웅얼
지금 내 귀로 스쳐
잔잔히 지각(地殼)을 흔들어 오는 가

마을로 내려선다.
길 섶 옆길로 줄 이어 사람 키만 한
석곽(石槨)이 여럿 길게 누어있어,
옛 무덤이라고 하였다

사람이란 어디에서 건
저린 주름들을 짓고서 살다가
가족을 만들고, 울다가 웃다가
조용히 돌 속에 뼈마디를 굴려 놓고
잠드는 것이겠다.

잠이야 들었다 하더라도
이야기는 계속 여운 남겨서
山間으로, 마을 밖 멀리 멀리
언덕 너머 저 바다 끝 먼 넘어 로
흘러가는 것이니

흘러가라. 또 더 멀리 흘러가라
그 자리에 지퍼 간 그림자
우리네들 뒷모습에 드리워 진
숱한 퇴색 침전(退色 沈澱) 쌓여져
굵고도 잔 숱한 이야기들 위에
축복됨이 되기를 위하여...


<골로세(Colossae)>와 <라오디기아(Laodicea)> 그리고 <사대(Sardis)>는 지금 터키의 서남부의 마음도시의, 바울사도의 전도지역 삼각지대로서 특히 <골로세>는 그 중에서도 남쪽마을이며, 書信복음사역의 성공적 사역지로 이름 올릴 중요 지역이었습니다.
바울서신 속에서도 <골로세서>는 굉장히 인간적 친분이 두텁게 느껴지도록, 복음사역의 진수(眞髓)로, 옥에 가쳤다가, 만나서 복음을 전한 <오네시모>를 제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서 그곳에 복음사역을 펼쳐내게 한 마을도시입니다. 이런 장소를 나로서 발 처음 디뎌보면서 이렇게 첫눈에도 정이 들게 하는 한적한 마을, 아름다운 모래를 뿌려놓은 마을, 온천(溫泉)물이 철철 흘렀던 마을로서의 아늑한 느낌을 주는 동네였습니다. 그래서 로마의 당시 황제도 퍽으나 이곳을 아꼈을 것 같은 분위기 흐르는 마을이었음에 틀림이 없으리라 생각 듭니다. 꼭 또다시 찾아가 며칠이라도 더 묵고 싶어지는 마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