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길자연 목사에 대한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가처분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교회와 한기총 개혁을 위한 범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29일 신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기총이 단호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동시에 길자연 목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먼저 인사말을 전한 범대위 공동대표위원장 이광선 목사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한다. 법원이 세운 대행자가 공정하게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바라고 협조할 것”이라며 “한기총은 물론 한국교회의 금권선거를 종식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제 한기총은 연합과 일치 정신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통해 모두가 공감하는 개혁안을 마련해야 하겠다”며 “각 교단과 단체가 금권선거를 근절하는 데에 본이 되는 개혁안을 내놓아야, 우리 스스로 치부를 드러낸 큰 고통을 하나님께서 치유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기총 해체에는 절대 반대다. 한기총에는 분명 자정능력과 희망이 있다”며 “그러나 해체를 주장하는 이들의 진의는 개혁을 바로 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범대위 대외협력위원장 최충하 목사는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 “단순히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동안 불법적 행위들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의미를 가진다”며 “그동안 정회 선언의 무시, 불법 인준 강행, 개혁을 추진하려는 29명에 대해 언론에 공개하여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징계 결의, 금권선거에 대한 침묵, 금권선거 양심선언자들에 대한 징계 등의 불법적 행위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길 목사측 임원 조직, 실행위, 임시총회의 모든 결의가 무효라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고 불법을 묵인하면서 다수의 결정을 따라왔다. 특히 하나님의 종들이 돈이면 다 된다는 금권선거의 풍조에 휩쓸려왔다”며 “이번에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척결함과 동시에 한국교회와 한기총을 단호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개혁은 말로만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심이 담겨있어야 하며, 한기총의 조직, 정관, 사무국 운영 등의 실제적인 개혁을 총괄하는 것을 말한다”며 “이제 이러한 개혁안에 대해 진지한 대화와 수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길자연 목사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기총 대표회장인 것처럼 행세한 길자연 목사는 공개 사과와 더불어 이번 판결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겸허하게 물러나서 개혁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자신부터 회개하며, 언제든지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고 개혁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을 포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판결 이후에 우리는 한기총의 자정능력을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단호한 개혁을 통해 한기총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바르게 이끄는 리더십을 갖추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대위 공동대표위원장 최성규 목사는 “이제부터 다음 단계는 직무대행이 잘 할 줄 알고 믿고 기다려야 한다”면서 한기총을 파괴하려는 세력이 반대급부를 노리고 혼란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범대위 상임위원장 김호윤 목사는 “우리는 한기총을 세우려 하는 것이지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판결에 하나님의 뜻이 있을테니 그것을 알고 한국교회와 한기총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한편 범대위 서기 신광수 목사는 범대위측을 이단과 연관지어 근거 없는 비난을 한 이들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으면 부득불 명예훼손을 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