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아편(Opium)을 ‘고통의 구원자’로 묘사했다.
하늘거리는 몸매에 청초한 꽃을 피우는 양귀비, 꽃이 지면 동그랗게 씨방을 맺는다. 씨방에 면도날로 칼집을 주면 서럽도록 하얀 눈물을 쏟아낸다.

진액은 매우 쓴맛을 내는 ‘아편’이 된다. 기원 전 3000년 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메르인들은 아편을 진정제, 수면제로, 종교적 황홀경을 위해 사용했다.

아라비아 상인들을 통해 AD 7세기경 인도에 전해졌고,
17세기엔 포르투갈 무역상들을 통해 중국에도 소개됐다.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세르튀르너(Friedrich W. Serturner)는 아편 알칼로이드(C17H19NO3)를 추출하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과 음악의 신인 ‘모르페우스(Morpheus)’를 본떠 모르핀(Morphine)이라고 명명했다.

드레서(Dresser)는 모르핀에서 순도 약 90%인 헤로인(Heroin)을 추출했다. 바이엘 제약회사가 시판용 헤로인을 생산했다. 모르핀에서 순도 약 0.7~2.5%로 만든 코데인(Codeine)은 타이레놀 감기약에도 사용된 적이 있다.

코카(Coca) 잎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안데스 지역의 잉카제국에서 유래한다.

15세기 신대륙 발견 후, 19세기 독립할 때까지 중남미 원주민들은 약 300여 년 동안 식민 지배를 받았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황금과 향료를 수탈하기 위해 원주민을 혹독하게 착취했다.
학대가 얼마나 심각했던지 원주민 전체 인구의 약 70%가 사망하였다.

수탈자들은 노동 품삯을 코카 잎으로 지불했다. 코카 잎을 씹으면, 허기, 피로, 추위를 견디게 해주는 마약 성분이 담겨있어 중독돼 갔고, 인디오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노동력 착취에 길들여져 갔다.

1860년 독일 화학자 니에만(Nieman)이 코카 잎에서 코카인 알칼로이드(C17H21NO4)를 추출하였다.
유럽사회에 만연된 모르핀 중독 치료약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정신분석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로이드는 “위장장애와 천식에 특효약”이라고 격찬하였다.
예전의 코카콜라엔 미량의 코카인이 담겨 있었다.

학명이 칸나비스 사티바(Cannabis Sativa)로 불리는 마리화나의 원산지는 아시아다.
라틴아메리카의 습하고 무더운 곳에서 자라는 THC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는 마리화나는 해시시(Hashish),
혹은 해시시 오일로 주로 이용된다.

전 세계에서 매년 마약과 관련되어 거래되는 검은 돈은 5000억 달러 규모다.
라틴아메리카 최대 마약 생산국은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로, 마리화나, 코카인, 히로뽕 수출 국가다.

세계 최대 마약 소비시장이 미국이다 보니, 멕시코 국경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못지않은 전쟁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매년 밀입국을 시도하는 수백만 명의 라티노들, 밀반입이 성공하기만 하면 지상 최고의 수익성을 보장받는 마약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코요테 마피아는 밀입국자를 넘겨주며 수천 달러를 벌어들인다.
나르꼬뜨라휘깐떼(마약 운반 마피아)는 이권과 관련되면 살벌한 폭력과 살인을 불사한다.
그들 중 일부는 테러, 게릴라 조직들의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근거로 마약을 생산, 운반하는 조직으로 부패한 정치권력이 뒤를 받쳐주는 복잡한 양상을 띤다.

불체자 밀입국, 마약 밀반입을 위해 동원되는 기상천외한 방법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다양하다.

작년 4월, 애리조나 노갈레스에서 싼디아(수박)를 가득 실은 화물 트럭에서 5톤 분량의 마리화나를 적발했다. 시장가격으로 200만 달러어치다.

엘 파소, 신형 세탁기안에 숨겨진 66파운드의 마리화나.
샌 디에고, 조개 껍데기 속에 마리화나 2,435파운드, 필로폰(methamphetamine, 히로뽕) 150파운드가 숨겨 있었는데, 자그마치 300만 달러어치다.

허름한 SUV 차량 윈실드 물통에 숨겨진 히로뽕,
치킨 누들 숩 파우더 안에 숨긴 코카인,
자전거 가방에 담겨진 헤로인,
콘크리트 건축자재 내에 숨긴 마리화나,
초콜릿으로 코팅한 코카인,
자동차 스페어 타이어 내부에,
맥주 병안에,
어린이용 장난감,
자동차 배터리 안에,
심지어 신체 은밀한 부위에 숨겨 오다 봉지가 터져 급사하는 일은 다반사다.

국경도시에서 마약과 돈을 거머쥔 채 살인적 폭력을 휘두르는 나르꼬뜨라휘깐떼는 파우스트의 마녀임에 틀립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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