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의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가 주체할 수 없이 거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어느새 하나 둘씩 늘어나더니 이제는 거대한 흐름이 형성됐다.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공의·개혁·갱신을 위한 특별기도회’. 700여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송경호 기자


‘한국교회와 한기총 개혁을 위한 범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10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기도회를 갖고 회개와 개혁, 그리고 길자연 목사의 퇴진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목회자와 성도들 700여명이 참석했고, 이들이 대부분 금권선거 추방 서명운동에 동참해 서명 누적인원이 2천명을 넘어섰다.

이광선 목사 “지도자들이 금권선거 가리면서 살았다”
최성규 목사 “개혁 강요당하지 말고 스스로 개혁하자”


순서자들은 차례차례 통회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사말을 전한 이광선 목사(범대위 공동대책위원장)는 “그동안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한기총 대표회장들은 자기합리화 논리, 기름진 입술, 화려한 박사가운으로 금권선거를 가리면서 세속적 삶 살았다. 도덕 불감증, 윤리적 공황 상태로 살아왔다”며 “이럼에도 정의를 요구하시는 하나님께서는, 한국교회 1200만 성도들의 거룩한 삶과 5만 목회자의 희생적 삶을 보시고, 바알에게 입맞추지 아니한 자들 보시고, 그의 영으로 한국교회 개혁하시고자 회개의 영을 주셔서 우리로 모이게 하셨다”고 밝혔다.

경위를 설명한 송일현 목사(범대위 상임부위원장)는 자신도 이번 선거 과정에서 2백만원을 받았다고 회개한 뒤, “그 동안 ‘이래선 안 되는데…’ 하면서도 길이 없었는데, 이제 개혁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작금의 일들을 더 이상은 묵과하지 말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개혁하자”고 했다.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공의·개혁·갱신을 위한 특별기도회’. 700여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송경호 기자

‘나부터 먼저’(마 4:17)라는 주제로 설교를 전한 최성규 목사(범대위 공동대표위원장)는 “나라에 아무리 종교인이 많아도, 종교인의 희생이 없다면 오히려 그 종교가 나라 망하게 한다”며 “한국교회가, 한기총이, 다른 사람들의 힘에 의해 개혁을 강요당하지 말고, 우리 손으로, 우리의 힘으로 한국교회와 한기총 개혁하자”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이 땅의 목회자들이, 이 설교하는 최성규부터 예수를 팔아 먹고 사는 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어떤 사람들은 한국교회와 한기총엔 희망이 없다고, 한기총 해체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나부터 먼저 회개함으로, 흙탕물 속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회복의 빛을 비추실 것이다”라고 했다.

격려사를 전한 최병두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는 이 자리에 나오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만류했으나, 옳은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나왔다고 밝히며 “이 개혁운동이 지역으로도 번져나가서, 차제에 한국교회에서 돈으로 불법행위를 하는 일들을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기도회는 최충하 목사(범대위 대외협력위원장)가 사회, 진동은 목사(범대위 상임부위원장)가 기도, 김동근 장로(범대위 상임부위원장)가 성경봉독, 윤경원 장로(범대위 회계)가 헌금기도, 신광수 목사(범대위 서기)가 성명서 낭독, 최귀수 목사(범대위 사무총장)가 광고, 신신묵 목사(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가 축도했다.

주제별 메시지와 합심기도 시간에는 김호윤 목사(범대위 상임위원장)가 ‘공의의 실현을 위하여’, 전용범 목사(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대표회장)가 ‘개혁의 실현을 위하여’, 서상식 목사(기독시민운동중앙협의회 대표회장)가 ‘갱신의 실현을 위하여’, 최요한 목사(범대위 상임부위원장)가 ‘금권선거와 불법선거의 회개를 위하여’ 기도 인도했다.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 목놓아 기도하는 참석자들. ⓒ송경호 기자

한편 이날 발표된 성명은 ▲한기총 대표회장을 사칭하는 길자연 목사는 오만한 행위를 중단하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칼빈대 종합감사의 결과를 즉각 발표하라 ▲한국교회는 개혁에 적극 동참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