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동란 순교의 성지라는 솔깃한 말에 친구의 강력한 추천을 받은 터라 우즈벡 선교사 내외와 우리 부부는 목포 유달산(노적봉)을 거쳐 천사의 섬 증도로 여행을 했다.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조그만 섬, 증도는 섬의 별명이 여러가지다. 증도를 천사의 섬이라 해서 처음에는 무엇때문일까? 의아하고 궁금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안군내에1004개의 섬이 있는데 그 중 하나라서 ‘천사의 섬’이라 불린단다.

‘보물섬’, 한 어부의 그물에 청자 화병이 걸려 올라오고 바다속에 가라 앉은 배속에서 중국의 송, 원나라 시절의 유물 23,000여점이 쏟아져 나온 보물섬이 바로 증도이다.

철썩 철썩 넘실거리며 출렁대는 파도와 개갈매기 울음소리 외에는 소리라고는 듣기 어려운 느리고 고요한 섬, 아시아 최초의 Slow City, (Slow City는 자연 환경과 고유음식, 전통문화등을 지키며 지속적으로 발전을 추구하면서 ‘속도가 아닌 인간이 중심’이 되는 지역과 도시를 뜻하고 “치타슬로(Chittaslow) 국제연맹”의 철저한 실사에 의해 Slow City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인구가 5만이하로, 전통적인 수공업과 조리법이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주민6%미만의 흡연률로 ’금연의 섬’으로 불리기도 하며, 인공의 불빛없이 깜깜한 밤에 어두운 섬에서 반짝이는 별을 헤아리는 낭만을 도시인들에게 되찾아 주겠다고 ‘무공해 섬’을 추진하여 ’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에 가입하는 등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섬.


그런데 주민의 90%가 크리스천이란다(실제 세대수로는 90%이나 개인 기독교인 수는 60%가 맞다는 것이 증도에서 만난 중동리 교회 집사님의 설명이다. 그는 60이 훨씬 넘은 나이에 찬양팀 Drummer 였다. 한국내 인구대비 가장높은 복음화비율을 자랑한다)

문화재로 등록되고 천일염 6%(약16,000톤)을 생산하는 태평염전은 드넓게 펼쳐진 한국 최대 단일 규모란다. 60여만평의 광활한 갯벌, 군데 군데 염전 주변에 1953년 건축되어 세월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66개의 석조 소금창고와 소금 박물관, MBC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촬영셋트, 총 기장470M 의 나무로 만들어지고 짱뚱어가 많이 잡혀 붙여진 이름의 짱뚱어 다리, 갯벌 생태전시관, 해저유물 발굴 기념비와 박물관,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비 등은 증도의 자랑거리, 외지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관광 명소들이다. 고요하고 작은 이 천사의 섬이 김우현 감독에 의해 교계에 알려지고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 이야기인 영화 ‘시루섬’이 CBS에 의해 제작되었다.


故 문준경 전도사,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에게 확인시켜준 복음의 산 증인이다. 그녀는 성결교 신학의 요람 서울신학대학의 전신인 경성성서학원을 졸업한 후, 복음의 열정을 가지고 이 섬 저 섬을 다니면서 섬 주민들의 형편을 부지런히 살펴주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돌짝밭을 걸어다니느라 일년에 고무신 9컬레를 바꿔신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교회를 개척하고 복음전파에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예수 믿게 한 “새끼를 많이 낳은 씨암탉”이라는 죄목으로6.25동란때 중동리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공산군이 내리치는 몽둥이에 얻어맞고, 죽창에 찔리고, 서슬퍼런 칼날과 총탄에 희생당하여 59세에 순교하였다. 그녀의 순교비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故문준경 전도사님(1891~1950)은 섬 선교의 어머니이며, 성결의 신앙을 지키려는 성결교회의 상징적 인물이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순교자가 있지만 여성 순교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문준경 전도사는 여성 순교자로서 고향인 전남 신안군의 섬들에 설립한 증도면 중동리 교회, 대초리 교회, 임자면 진리교회, 방축리 기도소 등 10여 교회들은 오늘날 기독교를 대표하는 수많은 목회자들(김준곤, 이만신, 정태기, 이만성, 이봉성 목사님 등 30여명)을 배출한 믿음의 산실이다.”

내게도 순교는 고사하고 복음에 대한 열정, 영혼 구원의 뜨거운 사랑을 간직하고 신발이 헤어지도록 부지런히 전도하는 발걸음,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과 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성결과 믿음, 복음의 열정으로 더욱 숙연해지는 천사의 섬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