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눈이 내리고
땅은 꽁꽁 얼어붙어 있는데도
얼음장 밑으로는 시냇물은 흘러가고
삭풍이 부는 나무 가지 끝에서는
소담스러운 꽃망울이 맺혀 가고 있네!

끝없이 불어닥치는
살을 에는 세상의 한파 속에
주님이 주신 사랑과 생명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우리의 가슴 속에 생명의 열정은 더욱 강열하여
부활의 봄을 기다리고 있네!

꽁꽁 얼어붙어 있다. 날씨도 꽁꽁 얼어 있고 경제도 꽁꽁 얼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가 점점 힘들어져 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계속 한파가 밀려오면 봄은 요원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우리 마음마저 꽁꽁 얼어붙어서 되겠는가? 밤이 깊어가면 갈수록 새벽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듯이, 겨울이 깊어 가면 갈수록 봄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잔설 위에 매화 향기를 발하며 성큼 다가올 것이다. 아직도 눈이 내리고 땅은 꽁꽁 얼어붙어 있는 겨울이지만, 얼음장 밑에서는 시냇물이 계속 흘러가고 있으며, 물고기는 계속 숨 쉬며 헤엄쳐 다니고, 삭풍이 부는 나무 가지 마다 새봄에 피우게 될 소담스러운 꽃망울이 맺혀져 가고 있다.

▲김병은 목사.
추운 겨울의 눈보라와 추위를 이겨낸 나무만이 봄날에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시련의 겨울을 나지 않은 보리는 꽃을 피우지 못하고 열매를 맺지 못하듯이, 고생을 하지 않고 연단의 과정이 없는 인생도 그리 아름다운 삶이 아니며, 값지고 소담스러운 열매를 맺을 수 없지 않을까 보다. 신약성경 로마서 5장 3-4절 이하에서 “다만 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라는 말씀이 쓰여져 있다. 슬픔과 환난의 과정을 겪으면서 인내심을 배우며 더 강인해져가고, 더욱 값진 비전과 소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연단이라는 말은 영어로 인격을 의미하는 character라는 단어로 쓰여져 있다. 쇠붙이가 강하고 단단한 강철이 되기 위해서는 뜨겁게 달구졌다가, 차거운 물에 식혀졌다가, 망치로 두들겨 맞기를 되풀이하는 과정이 연단이다. 그래서 순도가 높아지고, 분자 간에 응집력이 강하여져서 단단한 강철이 된다. 인생도 불시험과 물 시련의 감당하기 어려운 환난과 연단을 감당하고, 세파에 두들겨 맞는 과정을 겪으며 인내하며 전진할 때, 더욱 강한 삶의 애착과 더불어 순도가 높은 참다운 인격(character)이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만약 이 세상에서 하는 일이 만사형통하고, 모든 것이 풍족하여 아무 어려움이 없다면, 그 인생에게는 어떤 의미 있는 도전도 복스런 소망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저 나태함과 무료함이 따르게 되고, 삶의 의미도 없을 것이며, 더 나은 미래와 영원에 대한 갈망도 간절하지가 않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들과 인생의 선배들은 격동의 시련기와 보릿고개를 넘으면서 자녀들과 미래를 향한 열정과 소망을 간직한 채 얼마나 열심히 살아오셨던가? 배고품과 부족함이 있었기에 풍족함과 번영을 향하여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오셨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시련과 고통이 있기에 영원한 자유와 생명에 대한 그리움이 소망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아직도 차가운 날씨인데도, 눈 내린 땅을 헤집어보면 화초들은 싹을 틔우며 꽃을 피울 봄날을 벌써 준비하고 있다. 고난과 시련이 끊임없이 닥쳐오는 인생의 겨울 가운데서, 맥없이 낙망하지 말고 인내와 연단의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 생명을 꽃피울 부활의 봄날을 더욱 소망하여 보자! 오늘 2월의 문턱에서 이 추운 겨울밤을 지내고나면, 우리의 인생을 마음껏 노래하며 활짝 꽃 피울 봄이 오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서 들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