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교회의 모델은 크게 한 지붕 두 가족 모델, 두 지붕 한 가족 모델, 독립 교회 모델, 이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현 한인교회들은 대부분 한 지붕 두 가족 모델로 한인교회 내 영어권(EM) 예배를 두는 교회 형태를 지니고 있다. 교회의 건강한 성장에 교회 모델과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력의 대소를 가늠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본지는 다양한 현 애틀랜타 2세 교회 및 EM의 교회 모델의 좋은 점과 사역 진행상황을 소개하고 부분적으로나마 롤모델이 될만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2세 목회자 인터뷰를 시작했다.-편집자 주

건강한 교회, 모델이 아니라 관계가 좌우

알파레타에 위치한 새한장로교회(담임 송상철 목사)에서 영어권을 맡고 있는 브랜든 리 목사, 지난 11월 15일 목사 안수식을 갖고 본격적인 목회의 길로 접어든 그를 만나 2세 사역의 방향과 현 교회의 사역을 들어봤다. 교회 속 교회로서 한어권과 행정과 사역이 하나돼 있는 새한장로교회 영어부는 성인 80명, 아동부를 포함하면 총 100여 명이 모이고 있다.

새한교회에서 현재 2년 반 째 사역하고 있는 브랜든 리 목사는 “영어부가 한어부와의 행정과 재정이 분리되는 넥스트도어처치(Next Door Church)의 형태를 띠는 것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그러나 모든 교회에 같은 형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지역별 특성에 따라 적합한 모델이 다양하게 적용 가능하며, 완벽한 모델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델이 중요하기 보다, 모든 것은 관계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교회 모델 보다는 1세와 2세의 건강한 관계가 건강한 교회를 만든다. 건강한 관계는 존중과 겸손이 가져온다”고 했다. 예를 들면, 2세인 이 목사는 전쟁을 겪어온 세대인 현 장년 및 1세의 ‘희생 정신’을 귀하게 생각하고 또 배우고 싶다고 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으로 끌어 안는다면, 모델에 상관없이 1세와 2세가 함께 가는 건강한 교회는 만들어 질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었다.

3세대까지 품는다… 20년 비전으로 진행하는 ‘가정 사역’

현재 새한장로교회 영어부가 초점을 두는 사역은 ‘가정 사역’이다.

이 목사는 “주중 모임은 가능한 자제하고, 주일예배에 초점을 맞추면서 가능한 가정에서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바쁜 이민생활 속에 교회가 가족의 시간을 빼앗는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했다.

주중모임 대신 가정예배를 통해 가족 간의 신앙적 유대관계를 철저하게 형성하도록 돕는다. 주일 주보에 자녀들이 그 주(week)에 배우는 성경구절과 간단한 내용을 게재하고,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동일한 성경구절로 한 주 간 가정예배를 드리도록 장려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 목사의 아들 갈렙과 가정예배를 드릴 때 그가 하는 대화는 이런 것이다.

“갈렙! 가인과 아벨 중에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하지?”
“아벨이요.”
“왜 아벨이 착하고 가인이 나쁘지?”
“아벨은 하나님 앞에 좋은 모습을 보였고, 가인은 하나님 앞에 나쁘게 했어요.”

아직 어린 아이라 답변이 간단하지만, 이렇게 배운 내용을 되새겨 주며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짧은 가정예배는 끝이 난다. 찬송을 부르고, 성경 내용에 대해 간단한 언급을 통해 마쳐지는 가정예배는 약 4분 밖에 소요되지 않지만, 엄청난 효과를 장담한다는 그는 “부모가 크리스천이라면 자녀 신앙 책임은 교회 보다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부모에게 있다. 부모와 자녀의 성경적 대화를 자녀가 어릴 때부터 시작함으로써 가정에서 자녀의 신앙을 책임지고 기도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 브랜든 리 목사가 부임했을 때 가정 예배를 드리는 가정이 전체의 5%였다면, 지금은 15~25%까지 늘었다. 그는 “강제적인 것이 아니기에 아직 가정예배를 드리는 사람이 절반이 되지 않지만, 앞으로 50%가 되고, 100%가 될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비전’과 함께 ‘인내’가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주일 예배에 초점을 두는 새한교회는 주일예배는 갓 태어난 갓난 아기부터 40대 어른까지 모두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며 예배를 준비한다. 영어권 참석 부부의 모든 자녀가 4살 이하인 새한교회의 특성 상 자녀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때로는 불편하고, 시끄럽기도 하지만 자녀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동참하는 부부들이 많다.

단, 설교 시간에만 어린 자녀들은 나이에 맞게 나눠져 1살 반부터 성경공부 시간을 가진다. 몇몇은 이 같은 예배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타 교회로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가정사역에 둔 목회의 비전을 바꿀 생각은 없다는 그는 “목회는 비전 없이는 불가능하다. 20년 장기적 안목을 두고 3세대의 신앙까지 챙길 수 있는 가정사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