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이전

하나님의 특별 계시로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사람의 구원에 대한 도리와 구원 받은 사람이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의 도리에 대하여 필요한 것은 빠짐없이 다 기록하고 있다. 일견 성경에는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 하기에는 애매하거나 어려워 보이는 부분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구원과 구원 받은 성도들의 삶의 도리에 대한 진리의 내용들이 불분명하거나 불충분한 것은 아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다보니, 화자로서 하나님께서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분명하게 말씀하시고 나타내 보여 주신 부분이 있는가 하면, 하나님의 선한 의도를 따라 은밀하게 덮어 두신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면, “오묘한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구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로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 (신명기 29:29) 라고 한 말씀을 보면, 하나님만 아시는, 하나님께 속한 “오묘한 일”이 있는가 하면, 하나님의 백성들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알고 지켜 살아야 하는 “율법의 모든 말씀”도 있다. “오묘한 일”이 사람들의 이성으로는 알 수도, 이해 할 수도 없는 하나님의 행사를 말한다면, “율법의 모든 말씀”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어린아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배운자나 못 배운자나, 누구든지 쉽게 알고 이해하여 그 말씀대로 지켜 살아야 할 신앙생활의 도리를 말한다.

이런 실례는 복음서에도 나오는 데, 그것은 예수님께서 천국 비밀을 사람들에게 가르치키 위하여 비유를 사용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시기 위하여 왜 비유를 사용하느냐?고 묻는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저희에게는 아니 되었나니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무릇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마태복음 13:11-12).

하나님께서 감추어 두신 부분이 사람들 눈에는 어렵고 애매하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마치 예수님께서 자기의 제자들에게 비유의 의미를 풀어 설명하여 주심으로 그 뜻을 알 수 있도록 하여 주셨듯이, 하나님께서 구원의 은총을 입은 믿는 자들에게는 자신이 의도하신 것을 분명히 깨달아 알 수 있도록 성령의 빛을 비추어 주시고 마음의 눈을 열어 그것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다는 것이다.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내용을 보면, 일견 사소해 보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중요하고 의미심장해 보이는 것이 있다. 모르거나 잘 못 알아도 사람이 구원 받는데 지장이 없어 보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모르거나 잘 못 알면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들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예수를 믿고 구원 받는데 필요한 하나님의 말씀은 읽고 들으면 누구나 다 이해 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다. 또, 구원 받은 사람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 가는데 필요한 하나님의 말씀은 부족한 것 없이 충분하다. 다시 말하면, 구원과 신앙생활을 위하여 이미 성경에 기록으로 주신 하나님의 말씀 이외에 추가로 더 필요로 하는 “다른 하나님의 말씀”은 없다는 말이다. 이것을 하나님의 계시의 명료성과 충족성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 갈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 시대가 성령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계시”라든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말을, 종종 성경을 떠나서, 성경과 관계없이, 주관적인 삶의 상황과 연계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마치 하나님께서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 특정한 몇몇의 믿는 사람들에게 성경 이외에 또 다른 “새로운 계시”를 주시거나, “새로운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성경 이외에 새로운 계시가 필요하다거나 새로운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하다고 하는 말을 하는 것은, 성경의 충족성을 부인하는 것이 된다. 성경만으로는 바른 믿음생활을 하기에 불충분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더 아이러니 한 것은 “새로운 계시”나 “새로운 하나님의 말씀”을 주장하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이 받은바 계시나 하나님의 말씀이 이미 기록으로 주어진 성경의 말씀을 가감하거나 그것과 상치될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건전한 믿음생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상황과 연관해서 “새로운 계시”를 받았거나 “새로운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미 기록으로 주신 하나님의 말씀의 어떤 부분들을 성령께서 그 특정한 개인의 상황과 처지에 맞추어서 마음으로 깨달아 알도록 역사 하시는 성령의 선한 인도하심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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