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16일) 저녁, 스와니 소재 새생명교회(담임 유영익 목사) 주차장부터 예배당 입구에는 하얀색 셔츠를 깔끔하게 맞춰 입은 성도들이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다. 맞이하는 사람이나 맞이함을 당하는(?) 사람 모두 약간은 어색했지만 이내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 마음이 녹았다. 리허설을 준비하는 예배당을 살짝 들여다보니 가요 ‘만남’, ‘사랑으로’가 들렸다. 도대체 교회에서 무슨 ‘디너쇼’를 준비하고 있는 걸까?

연초부터 기획하고 본격적인 준비는 4개월 전부터 돌입했다는 선교부 박재영 집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반적으로 하던 전도집회 말고 조금 특별한 것을 준비해보자고 기획을 시작했어요. 목적은 전도와 커뮤니티 섬김이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분들, 교회에 장기간 출석하지 않는 분들을 대상으로 했어요. 4개월 전부터 기도하면서 초청자 명단을 작성하고, 초청장을 보내고 오시라고 확인을 몇 번씩 했습니다. 요즘 경기도 어렵고 살기가 빡빡한데 바로 당신이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존귀하고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주고, 성도들의 섬김을 통해 감동 받아 교회에 닫힌 마음이 열리게 되면 좋겠습니다.”

멋진 양복을 차려 입고 이름표를 단 채옥천 안수집사를 비롯해 세 명의 교회 마을장(구역장)들은 초청자들을 맞이하는 ‘얼굴마담’ 역할을 맡았다.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있었지만 뒤에서 진행되는 제반 준비사항을 점검하는데 분주했다. 마치 우아하게 호수 위를 거니는 오리가 호수 아래에서는 분주하게 두 발을 움직이는 것처럼!

채 집사는 “한 생명이 돌아올 때 하나님께서 느끼시는 기쁨과 설렘이 가득합니다. 초청된 분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만나고 결신하게 되길 가장 바라고 기도하고 있죠”라고 한 마디 하고는 또 분주하게 어디론가 뛰어갔다.

입장을 기다리던 한 초청자는 “교회에서 이런 대접 처음이야!”라면서 디너쇼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드디어 입장이 시작됐다. 아늑한 분위기 속에 현악 삼중주가 잔잔히 울려 퍼지고, 초청자와 인도자, 그리고 앞으로 초청자를 관리해줄 바나바가 한 테이블에 앉아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사회자가 단상에 올라왔다.

“고품격 디너쇼! 블레싱 2010, 전도집회(VIP)를 시작합니다!!”

박수와 함께 파란색 앞치마를 두른 남자 성도들이 미리 준비된 저녁 식사를 날라왔다. 각자 담당 테이블이 있어 일사 분란하게 식사를 나르고, 후식까지 서빙한 후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었다. 이제는 성도들의 섬김이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식사하는 도중에는 유영익 담임목사와 임문자 전도사가 테이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초청자들을 환영하고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순서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다. 리허설까지 하면서 맞춰본 준비가 빛을 발했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건전가요를 부르며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성도들의 짧은 간증, 전도영상이 이어진 이후 유영익 목사가 짧게 말씀을 전했다.

우리들만의 예배, 우리들만의 부흥회 그리고 우리들만의 전도… 교회가 믿는 자들만의 잔칫집이 된지 오래다. 우리가 아닌 ‘타인’은 예배는 둘째치고 교회 문턱조차 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성도들은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준비한 모임에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왔다고 아쉬워했지만 한 생명을 찾기 위한 분주한 발걸음, 은혜를 구하는 간절한 마음을 기뻐하시는 분이 계시기에, 내가 아닌 그들의 시각에 맞춰 준비된 ‘고품격 디너쇼’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