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 상태에 빠진 훈이를 붙잡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때 훈이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다음날 제가 경찰서에 있을 때도 아내는 계속해서 복음을 전했고 훈이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 습니다. 훈이가 죽는 순간. 어느 때보다 환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훈이의 삶을 책임져 주시겠다고 위로해 주셨습니다.”(강성원 집사, 故 강훈 군의 부친)


깊은 슬픔 가운데 있지만 하나님께서 아들을 데려가심을 믿고 의연함과 평안함을 잃지 않은 한 아버지. 모두가 떠나간 예배당, 죽은 친구의 가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친구들 속에서 참된 기독교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지난 8일.

염광장로교회(담임 박은생 목사)에서는 한국에서 해외봉사 영어 장학생 프로그램을 참여하다가 일본 여행 중 피살 된 것으로 추정되는 강훈(20, 영어명 스캇 강) 군 장례예배가 있었다.

강 군은 친구들과 도쿄관광을 한 뒤 식사를 마치고 혼자 숙소로 돌아가던 중 일본 불량배들로부터 구타를 당해 사망했으나 현재 일본 경찰은 사건에 대한 정확한 규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교계와 한인 사회는 물론 AJC, Fox 5 등 미국 언론들까지 이 사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

숙연함과 애통함 속에 진행된 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박은생 목사는 “혼수상태에 빠진 강 군을 위해 교회가 긴급기도에 나서 울부짖었다. 하지만 강군은 죽었다. 하나님께서 계시지 않은 것인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다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들에게 최고의 것을 주신 다는 것이다.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죽음이지만 강 군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천국에 갔음을 기억하자”고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강 군의 주일학교 교사로 추모사를 전한 워즈니악(Wozniak) 씨는 “훈이를 고등학교 다닐 때 처음 만났다. 성경에 대한 많은 의심들이 있어 지도하기 위해 애썼다. 세상의 잘못된 기준들에 많이 노출돼 있었다. 솔직히 훈이가 한국으로 갈 때만 해도 기독교인이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기도하니 하나님께서 평안을 주셨다. 하지만 훈이의 사망소식을 듣고 그 평안을 이해할 수 없었다. 훈이 부모로부터 하나님을 영접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장석민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회장은 “세상이 참 악하고 살기 어려운 시대이다. 언제까지 사실을 감출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정확한 규명에 나서야 한다. 교계에 이에 힘을 모으기 위해 오늘 예배에 참석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은종국 한인회장은 “강 군의 죽음은 가족만의 비극이 아닌 나와 한인사회의 슬픔이기도 하다. 이미 지역구 상, 하원 의원에게 협조 공문을 보냈다. 빠른 시간 안에 사망원인이 규명될 수 있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로부터 서명운동을 진행한 교회 관계자는 “서명을 받아 일본에 있는 변호사에게 전달 할 계획이다. 사건을 위해 미국 언론에서 연일 취재를 해가고 있으며 일본에도 동행해 사건 경위를 함께 밝힐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