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소천한 고(故) 옥한흠 목사를 기리며 그의 삶을 제자훈련과 설교, 세대계승, 복음의 4가지 단어로 설명했다.

오 목사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가 8일 아침 서울 역삼동 화평교회에서 ‘신앙의 선배들을 기리며’를 주제로 주최한 10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통해 고인의 신앙과 그가 한국교회에 남긴 유산을 정리했다.

먼저 고인의 제자훈련을 언급한 오 목사는 “옥 목사님께 제자훈련은 사역의 시작이요 끝”이라며 “제자훈련에 당신의 목회 인생 전부를 쏟으며, 목회자가 제자훈련에 미쳐야 교회가 산다는 ‘광인정신’을 몸소 실천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사람을 하나님의 충성된 제자로 삼는 제자훈련의 목회철학이 세계교회에 뿌리내려져 만방에서 작은 예수가 벌떼처럼 일어나는 제자훈련의 국제화가 우리들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며 “이것이야말로 교회가 세속화의 파도를 막고 이슬람과 같은 이교도의 극렬함을 해결하며 세계교회의 생명력을 되찾는 21세기의 종교개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음으로 오 목사는 고인이 생전 설교 준비에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설명했다. 오 목사는 “옥 목사님께 설교는 생명줄과 같았다”며 “설교를 방해하는 모든 것이 불허의 대상이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설교의 기초를 세우는 묵상의 시간이었는데, 이를 위해 외부 전화는 물론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삼가셨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월요일에도 교회의 어느 직원들보다 일찍 나와 말씀 앞에 엎드리셨다”고 말했다.

이 설교를 두고 오 목사는 고인과 묘한 긴장 관계에 있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오 목사는 “설교에 있어서는 목사님과 나 사이에 긴장과 치열함이 서려 있었다”며 “주일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후 가끔 옥 목사님은 즉각적으로 혹은 다음 날 전화를 거셔서 당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표현하시곤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내 입장에서 수십 년 동안 나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비록 애정 어린 조언이라고 하더라도 설교에 대해 직접적인 충고를 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성경에 대한 목사님의 사랑과 말씀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말씀을 결코 사사로이 풀지 않는 엄격함을 알았기에 힘들어도 감사했다”고 전했다.

세번째는 세대계승이었다. 오 목사는 역시 이 부분에 있어 고인과 자신의 특별했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내가 사랑의교회에 부임하고 5개월이 지났을 즈음 옥 목사님이 교인들에게 편지를 쓰셨다. ‘담임목사, 그는 기도해줘야 할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이었다”며 “우리는 담임목사의 무거운 짐을 나눠져야 합니다. 저는 며칠 전부터 개인 기도를 할 때마다 적어도 하루 한 번은 저 자신보다 후임인 오 목사에 대한 기도에 최우선을 두기로 했습니다. 그가 살아야 우리 모두가 살고 그가 승리해야 우리가 함께 승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내용의 편지의 일부분을 소개했다.

오 목사는 “성도들을 향해 쓴 옥 목사님의 편지는 내가 사랑의교회 2대 담임목사로 뿌리는 내리는 데 든든한 힘이 됐다”며 “사랑의교회의 아름다운 세대계승 밑바닥에는 한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일에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는 목사님의 헌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진정한 복음주의자였던 고인을 회고했다. 오 목사는 “옥 목사님은 일평생 복음의 매력에 빠져 그 복음의 열매를 맺는 일에 자신의 전부를 쏟았던 목회자였다”며 “오직 복음만이 교회가 이 세상의 모든 문제의 해답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믿고 한결같은 삶 전체로 그것을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는 오 목사 외에도 방지일 목사, 이철신 목사, 이정익 목사, 박종화 목사, 박성민 목사가 참석해 각각 주기철 목사, 한경직 목사, 정진경 목사, 강원용 목사, 김준곤 목사의 신앙과 삶을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