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에 보면 주인공 Keating 교수(로빈 윌리암스)가 이런 말을 합니다.

시가 아름다워서 읽고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에 시를 읽고 쓰는 것이다. 인간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의학, 법, 비즈니스, 공학, 이 모든 것들은 고귀한 일이며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시, 미(美), 연애, 사랑, 이것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다.
(We don't read and write poetry because it's cute. We read and write poetry because we are members of the human race. And the human race is filled with passion. And medicine, law, business, engineering, these are noble pursuits and necessary to sustain life. But poetry, beauty, romance, love, these are what we stay alive for.)

소설가 박완서님도 자신이 시를 읽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가을이 되었습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에서는 독서의 계절인 가을 특히 10월에 책이 가장 안 팔린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입시 준비 때문에 책을 읽지 않고, 어른들은 휴일이 많고 날씨가 좋은 가을에 단풍구경으로 놀러 다니느라 책을 읽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이민자들은 고달픈 이민의 삶 때문에 책을 읽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 한글책은 구하기 힘들고 영어책은 읽기 힘들다는 핑계로 읽지 않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소설책이나 시집 한권 정도는 꼭 읽읍시다. 여러 명이 짝이 되어 한 권씩 구입하고 이걸 서로 돌려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책을 선정하고 구입하는 일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혼자씩도 좋고, 여러 명이 그룹을 지어도 좋습니다. 10월의 추천도서로 네 권을 소개해 드립니다. 박완서님의 말처럼 무디어진 우리 정신을 가시로 찔러 정신이 번쩍 나도록 책을 읽읍시다.

1. <내려놓음> (이용규/규장문화사) 하바드 박사에서 몽골 선교사로 헌신한 저자 유학과 선교사 생활을 고백한 간증집
2. <오두막> (윌리암 폴 영/세계사)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에 신은 도대체 어디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사랑과 용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책
3.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문학과지성사) 노년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그리움을 그린 소설책(50대 이상 강력추천)
4. <외롭고, 높고, 쓸쓸한> (안도현/문학동네) / 삶의 낯익고 새로울 것 없는 일상을 쉽고 친근한 일상 언어로 들려준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