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Shalom)를 꿈꾸는 나비’들이 본격 행동에 나섰다. 지난 6월 출범한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를 확대 개편한 기독교 시민활동 단체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회장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샬롬나비는 문제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모든 문제는 나에게서 비롯된다(나비)’는 사고와 책임윤리를 갖고 이 세상에 하나님의 평화를 실현하는 이상을 꿈꾸고 자신부터 개혁하기 위해 출범했다. 이론에 치우친 학회 활동의 중심을 ‘실천’에 두고 사회변혁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 단체의 중심단어인 ‘나비’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의 뜻처럼, 숲 속 나비의 펄럭임이 대양에 거대한 폭풍우를 가져올 수 있듯 개인들의 신앙이 실천으로 결집될 때 거대한 사회변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 구약에서 각 개인들의 회개와 변화를 촉구했던 ‘예언자’가 히브리어로 ‘나비’인 점도 고려했다.

김영한 박사는 “교회는 정의와 양심의 최후 보루이면서 극빈층과 사회 낙오자들에게 사다리를 제공하는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극단적인 양극화와 보·혁의 이분법적 구조 속에서 침묵하는 다수 중도의 생각을 적극 드러내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파편적으로나마 실현하고자 현실사회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샬롬나비에는 교계 주요 인사들이 동참하고 있다. 고문에 김명혁 목사(한복협 회장)·김상복 목사(WEA 의장)·민경배 전 총장(서울장신대)·박봉배 전 총장(목원대)·손봉호 전 총장(동덕여대)·이종윤 목사(한장총 대표회장)·조종남 전 총장(서울신대) 등이, 부회장에 김성봉 목사(신반포중앙교회)·강경림 교수(안양대)·장현승 목사(과천소망교회)·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최길학 목사(여의도순복음광명교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감사·나눔·섬김 실천=신뢰·화평 공동체 건설

샬롬나비는 무엇보다 ‘실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 사회 및 교회를 향한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자기 개혁에서 시작된 나비행동이 시민운동으로 이어지도록 실천강령을 제정했다.

먼저 한국 사회를 향한 과제는 ‘신뢰 공동체(암 5:24)’ 건설을 향한다. 10대 과제는 나눔 돌봄, 약자 세움, 상생 공영, 자유 민주, 선진 도덕, 생명 존엄, 생태 보존, 세계 평화, 경천 박애, 정의 실현 등이다. 김 박사는 “나비행동은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적 운동을 꿈꾼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실천과제를 마련해 실례를 제시하고 학술지를 발간하며 뜻이 맞는 단체들과 연대해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교회를 향한 10대 과제로는 ‘화평공동체(마 5:9)’를 선택했다. △세상을 섬기자 △가난한 자를 돌보자 △소외자의 안식처가 되자 △성화(聖化)를 생활화하자 △정의의 보루 되자 △사랑 공동체 되자 △말씀 공동체 되자 △성령 공동체 되자 △샬롬 공동체 되자 △세계 복음화하자 등을 화두로 내놓았다. 샬롬나비 조종건 총무이사(서울워싱턴교류재단 사무총장)는 “학회가 상아탑 안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샬롬나비는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넘어 보다 행복한 사회를 꾸릴 기반을 구축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실천강령은 다소 간단하다. ‘감사하고 나누고 섬기자’로, △힘써 일하고 범사에 감사하자 △배려하며 함께 나누자 △사랑하며 서로 섬기자 등으로 구체화된다. 김 박사는 “이는 종교개혁자들이 강조한 삶의 소명의식과 칼빈주의자들이 가졌던 청교도 정신을 시민운동 기본으로 한다”며 “우리 사회의 기독교적 양심을 대변하고 진정한 선진사회를 꿈꾸는 건전한 시민양식을 결집하면서 젊은 세대들도 규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토 시민강좌, 샬롬나비 포럼, 학술대회

샬롬나비는 첫 사업으로 시민강좌를 마련했다. CTS TV에도 방영될 ‘샬롬나비 토마토(토요일마다 토론) 시민강좌’는 10월부터 매주 토요일 8차례 진행된다. 김영한 박사는 “현재 한국 사회의 최고 과제는 소통”이라며 각계 저명 인사들을 초청해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매달 첫째주 금요일 ‘한국 사회의 선진화’를 주제로 김문수 경기도지사, 손용근 사법연수원장 등을 초청해 샬롬나비 포럼을 연다(일정 아래 참조). 또 시민운동의 이론적 토대 구축 일환으로 연 2차례 학술대회(12월 18일 예정)를 개최한다.

샬롬나비는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두고 위원회별로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스트레스와 질병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를 제시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계획되고 있고, 최근 화두인 ‘공정 사회’와 관련한 위원회와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구체적 대책도 준비 중이다. 21세기 문화 환경에 맞는 미래형 교회 추구를 위한 젊은 목회자 포럼도 마련할 계획이다. 샬롬나비는 내년 3월 ‘나비행동’이라는 범시민단체연대를 창립해 운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샬롬나비에 대해 자리에 참석한 장현승 목사는 “거대 프로젝트가 많아 보이지만 사실 ‘작은 움직임’이 중요하다”며 “시민강좌와 포럼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고직한 선교사는 “우리가 말하는 ‘중도’는 매사에 ‘중간’이 아닌 성경적으로 ‘정론’이라 불리는 것”이라며 “선진화 과정에서 지성과 영성을 고루 갖춘 크리스천 프로페셔널들의 주 고민인 균형있고 실력있는 의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