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신학의 대 전제

사람
사람은 다른 피조물들과 달리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았다. 하나님의 형상이란 사람이 인격적이며 자율적인 도덕적 주체라고 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자유로운 인격체이신 것 같이 사람도 자유로운 인격체로서 스스로 선택한 의지적인 모든 결정에 대하여, 거기에 수반되는 자신의 모든 말과 행위에 대하여,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과 다른 모든 피조물 앞에서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되는 도덕적 존재이다.

사람은 “흙”이라고 하는 물질적인 요소와 “생기”라고 하는 비물질적인 요소로 지음을 받았다(창세기 2:7). 물질적인 요소로 구성된 부분을 육체, 육(살), 몸, 겉사람이라고 부르고, 비물질적인 요소로 구성된 부분을 영혼, 영, 혼, 속사람이라고 부른다. 신약에서 영혼과 육체, 속 사람과 겉 사람으로 구분하여 이원론적으로 사람을 이해 하고 있는 것은 헬라의 분석적 사고 방식의 영향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구약의 히브리적 관점으로 보면 사람은 비록 두 가지 요소로 만들어졌으나, 두 요소로 구성된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므로 차후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사람이 죽을 때 우리가 보기에 일시적으로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현상이 있으나, 하나님의 최후 심판 때는 사람이 온전한 한 사람으로 하나님 앞에 서게 되기 때문에 신자, 불신자를 막론하고 육체(몸)의 부활은 필수적이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육체의 부활과 더불어 천국에서 영원한 생명의 축복을 누리게 되지만,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육체의 부활과 더불어 하나님의 심판과 영원한 형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요한복음 5:24-29, 마태복음 25:46).

사람은 남자와 여자, 두 성별로 구별되어 있고, 성별의 구별에 따르는 기능적 역할과 책임의 차이가 있다. 여자는 남자를 돕는 배필로 지음을 받았다 (창세기 2:18). 그러나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인격적, 도덕적 주체라고 하는 사실에 있어서 남녀는 동등하다.

처음 지음을 받았던 사람,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창세기 1:31) 라고 말씀하실 만큼 온전했다. 그러나 죄를 지을 가능성 조차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타락
타락이란 첫 사람인 아담과 이브가 사단의 거짓말을 듣고 미혹을 받아 선악과의 열매를 먹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범죄한 첫 번째 범법 사건을 말한다. 이것을 통상 “원죄”라고 부르는데, 이 한 번의 범죄로 말미암아 아담과 이브는 생명과를 먹고 영혼과 육체가 동시에 영원히 살 수 있는 온전한 신분과 상태에서 영혼과 육체가 죽음을 피하여 영생 할 수 없는 죄인의 신분과 상태로 떨어지게 되었다. 죄인으로서의 그들은 즉시로 에던 동산에서 쫓겨 났고, 만물과 더불어 하나님의 저주와 진노 아래 살게 되었다.

그 이후 모든 인류는 아담과 이브의 후손으로 하나님의 저주와 진노 아래 죄인으로 태어나, 죽음을 피하여 영원한 생명의 은총으로 들어 갈 수 없게 되었다(창세기 3:17, 로마서 1:18, 5:12). 사람이 죄로부터 구원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담과 이브의 첫 번째 범죄는 영혼과 육체를 포함하는 사람이라는 존재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 왔다. 겉 사람인 육체의 생명이 선악과 열매를 먹는 그 순간에 죽음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시간의 제약을 피할 수 없게 되어 이 땅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은 언젠가 반드시 한 번 죽게 되어 있다. 설령 살아 있는 동안 예수님의 재림을 보게 되어 육체의 죽음을 통과 하게 되지 않는다 할 지라도 혈과 육을 가진 몸으로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으므로 반드시 죽지 않을 새로운 부활의 몸을 입어야만 하게 되었다.

속 사람인 영혼의 손상은 육체의 변화 이상으로 치명적이다. 원죄의 영향으로 사람과 하나님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단절되었다. 결과적으로 사람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없이 태어난다. 성경은 이것을 영적으로 죽은 상태라고 부른다(에베소서 2:1). 하나님과의 관계만 단절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자신과의 관계, 만물과의 관계에서도 처음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조화와 평화(평안/화목)를 잃어 버리게 되었다. 자율적인 인격체로서 생각하고 느끼고 의지하는 지, 정, 의의 기능적인 역할조차도 원죄로 말미암아 고장난 계기판처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온전한 인격체로서 지, 정, 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그 사실을 알려주도록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남겨 놓으신 유일한 경고음이 “양심”이다 (로마서 2:14-15). 그러나 그 양심마저도 쉽게 손상되고 둔화 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린도전서 8:7, 디모데전서 4:2).

한 마디로 타락이란 모든 사람들이 영육 간에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의 상태로부터 하나님의 저주와 진노의 상태로 떨이진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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