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모르는 사람을 붙들고 기도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50대 초반 정도되는 홈리스 여자분인데 처음엔 대뜸 슬리핑백을 달라고 해서 좀 당황하기도 했어요. 대해보니 참 좋은 분이었어요. 함께 기도하는데 서로 많이 울었어요. ‘난 이미 많은 걸 가졌구나’ 깨닫는 미션이었어요.”(김정선 자매)

중앙장로교회(담임 한병철 목사) 한어권 청년들의 ‘미션 153’이 완수됐다.

올해로 벌써 네 번째, 다른 교회는 청년들끼리 재미있게 놀러 간다는 황금연휴. 생전 모르는 사람들을 붙들고 한번도 해보지 않은 ‘노방전도’를 위해 봉고차 안에 몸을 싣고 몇 시간을 달려가는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미션153에서 한 팀이었던 김정선, 오지훈 형제가 화이팅을 외쳤다. 전도와 섬김이 쉽지 않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경험이 됐다.
지난주, 중앙교회에서 만난 김정선, 오지훈 형제는 마치 남매처럼 끈끈한 우애를 과시했다. 교회에서 같은 청년부 소속으로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이번 미션 153에서 한 팀으로 2박 3일 내내 동행했기 때문이다.

애니스톤, 차타누가 그리고 애틀랜타 다운타운을 누비며 함께 전도하고 기도하고 깨달은 것이 많았다며 두 사람은 그 감동을 전했다.

“저는 유학 와서 교회를 처음 다니기 시작해서 신앙이 그리 깊진 않아요. 이번이 두 번째 미션153 인데 제가 누군가에게 전도를 하고 기도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죠. 이번에 홈리스들을 섬기면서 은연중에 갖고 있던 고정관념이 깨졌어요. 이 사람들도 참 착하고 누군가 옆에서 이끌어 준다면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갈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미션 153에 대한 소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말주변이 적어 재미는 없을 텐데…’라며 머쓱해하며 오지훈 형제가 대답했다. 짧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고백이었다. 지난 해에는 ‘목사님이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했다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만날수록 신앙심이 깊어지고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 다운타운 홈리스 선교에서 양신 목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모태신앙으로 교회에서 자랐지만 정작 모르는 사람을 전도해 본 것은 미션 153을 통해서가 처음이었다는 김정선 자매는 “앞에 세 번은 저를 이끌어 주는 언니, 오빠랑 다녔는데 이번에는 지훈 오빠를 오히려 제가 이끌어 줘야 했어요(웃음). 리드하는 입장이 되니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더라고요”라고 소감을 전해왔다.

2007년 여름 시작된 미션 153은 청년들의 도시 전도 여행이다. 애틀랜타 인근 도시들을 돌며 사영리 전도지로 복음을 전한다.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전도를 하고, 매일 저녁 도시 내 한인교회 등에 모여 하루를 나누고 말씀과 기도로 마무리 한다. 잠은 침낭 안에서 청하고 잘 씻지도 못하는 ‘사서 고생’이지만 미션 153은 청년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양신 목사(한어권 담당)는 “올 해는 ‘with the poor’을 주제로 홈리스 사역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청년들이 홈리스들을 인간 대 인간으로 이해하고 복음을 전하고 기도할 때 우리가 받은 은혜가 더욱 컸다고 이야기 해요. 매일 저녁 나누고 기도하는 가운데 막힌 담이 허물어지고 쌓인 문제들이 해결되기도 했습니다. 홈리스들을 위해 섬긴다고 하니 도네이션도 많이 받았어요.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다른 구제단체에 기부할 것입니다.”라고 언급했다.

▲미션153 현장. 비록 잘 갖춰진 성전이 아닌 길 위에서 였지만 진정한 예배가 드려졌다.

이번 미션153에는 총 7팀이 참가했으며, 4일 애니스톤 노방전도, 5일 애틀랜타 다운타운 올 소울스 펠로십 교회 예배 및 홈리스 섬김, 6일 차타누가 노방전도로 진행됐다.

“내년에 또 갈 거에요!”

오지훈 형제와 김정선 자매는 마지막으로 내년에도 갈 것이냐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청년들의 가슴에 심긴 사랑의 씨앗이 더욱 멀리 심겨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