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연습

김복희(애틀랜타 여성문학회 부회장)

남편은 몇 달째 녹내장으로 점점 앞이 잘 안 보인다고 한다.
그렇지만 비싼 안과 치료는 병원 예약 날이 많이 남아있다
오늘 아침엔
“당신 얼굴 똑똑히 보고 싶어”라며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예쁘던 얼굴이 이렇게 늙어버렸어!”
라며 점점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눈물을 보인다.

나는 눈물을 참으며 장난스럽게
“당신 얼굴도 좀 똑똑히 보자” 라며 야윈 얼굴을 감싸고 자세히 보니 동공도 흐려진
남편의 눈과 늙고 초라해진 얼굴이 너무 가엾어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잠시 끌어안고 서로 슬피 울었다. 젊은 시절부터 50년을 동고동락한 우리가 아닌가.
이제는 점점 무너지는 남편의 건강이 두렵다. 우리는 매일 이별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 아직 내 곁에 남편이 있으니 오늘도 감사합니다’라고 마음 속으로
기도한다.

*여성문학회는...
2005년 3월 발족한 애틀랜타 여성문학회(회장 최정선)는 문학을 사랑하는 여성들의 모임입니다. 시, 수필 등 문학 공부하며 이민 생활의 휴식처가 되고 있습니다.매월 3째 토요일 6시에 유빌라떼(770-813-0144)에서 모입니다. 문의 404-513-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