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서 태어나 부탄에서 자란 실라스 타파 목사. 그가 낯선 미국 땅에 정착하게 된 건 지난 2004년이다.

복음을 전한다는 이유로 이웃은 물론 가족에게까지 배척당하고, 계속되는 생명의 위협이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아니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선택된 미국 행이다. 기독교인이 1%도 되지 않는 부탄에는 대부분이 불교 혹은 타 종교를 믿는다. 어린 시절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던 그는 온갖 종교 행위를 해 보았음에도 맛보지 못했던 평안과 안식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누리게 된다. 그의 나이 15세.

예수를 알고 넘치는 평안을 경험한 그는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강하게 느꼈다. 예전에 그와 같이 불안에 떨며 고민하는 그의 사랑하는 민족을 위해….

시간이 흘러 한 지하교회 담임 목사가 되어 예수와 복음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도에서 열린 목회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돌아와 이상한 낌새를 감지했다. 마을 경찰들이 지하 교회 교인들을 모두 잡아 조사했고 타파 목사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는 사실을 안 경찰은 그를 찾고 있었다. 그 다음 날 이상한 기분에 무작정 집을 떠났다. 바로 그 직후 경찰이 그의 집을 덮쳤다고 했다.

가장 박해가 심했던 2000년과 2001년, 경찰은 그에게 ‘다시는 다른 사람을 기독교인으로 만들지 말 것과 만약 복음을 가르치는 것이 목격될 경우 어떤 처벌도 불사하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다. 그 이후 그는 고향을 떠났고 경찰장은 마을 모든 사람에게 그를 상종하지 말 것을 종용하며 친어머니에게는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키며 괴롭혔다. 인구조사를 위해 다시 마을을 방문했을 때 그의 가족은 그를 때리며 욕한다. 가족은 물론 마을 사람 어느 누구도 추운 12월의 겨울 밤, 머리 누일 외양간 한 칸도 내주지 않았다. 그렇게 땅의 고향을 잃고, 하늘 본향을 얻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타파 목사는 정체모를 사람에 의해 배달된 우유에 독이 타져 있던 사실을 발견한다. 다행히 빠져 나왔지만, 둘째 아들의 납치 사건이 이어졌다. 계속적인 생명의 위협을 당하던 끝에 결국 떠나야겠다 결심한다.

“납치, 독살의 위협이 끊이지 않으면서 저는 좀 더 안전한 곳으로 가야 겠다고 결심했어요. 이를 위해 금식하며 기도 했고, 하나님께서는 미국으로 가라는 생각을 강하게 주셨어요. 아내도 동일한 느낌을 기도 중 받았고요. 알 수 없는 그 끌림을 따라 미국으로 무작정 왔습니다. 아무 것도 없이 모든 것을 그 분 손에 맡긴 채로….”

그렇게 시작된 미국 생활이다. 처음엔 작은 교회의 부교역자로 사역하면서 지냈지만 손에 쥔 돈 하나 없이 미국으로 온 그와 가족이었기에 부교역자의 월급으로는 생계 조차 벅 찼다. 하는 수 없이 트럭 운전수로 취직해 트럭을 몰며 돈을 모으기로 했다. 아내는 한 1년 간 트럭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정착이 되면 사역을 하자고 했고, 그도 동의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켠 깊숙이, ‘하나님께서 트럭 운전을 하라고 나를 미국에 부르신 게 아닌데…’라는 음성이 자꾸만 가슴을 쳤다.

그러던 어느 날 밤, 85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트럭을 몰고 가고 있는 그를 하나님께서 부르셨다. 평소보다 더욱 강한 울림이었다. “더 이상은 그 거룩한 부르심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어린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고, 다시 사역자로 돌아와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어요. 가진 건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맡겼고 그 때 이후 언제나 부족함 없이 모두 채워주신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현재 그가 하는 주된 사역은 부탄 난민들을 돌보는 것이다. 자신의 생계를 위해 운전대를 잡았던 그가 이제는 난민 가정의 생계를 위해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통역관, 쇼핑 도우미, 병원 어시스트 까지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돕고 있다는 실라스 타파 목사.

지금 그는 손이 10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러나 마음은 늘 즐겁다. 클락스톤에 위치한 난민 아파트 촌에서 그를 만난 기자는 지나가는 부탄 소녀 2명의 얼굴에서 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수줍고 따뜻한 미소를 던지며 그를 향해 손을 흔드는 그들은 분명, 타파 목사를 통해 예수를 발견하고 그 안에 매 맞음도, 죽음의 위협도 빼앗을 수 없던 평안을 발견했으리라.

타파 목사는 지난 2009년 6월 21일 창립한 스톤마운틴 소재 임마누엘인터내셔널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의 교회의 40%는 미국에서 처음 기독교를 받아들인 사람들이며, 따로 전도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예수님을 믿고 싶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추수가 무르익은 가을 밭이다.

“저는 미국에 온 지 4년 후에야 하나님께서 저를 미국에 부르신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부탄 난민들을 위한 사역이지요.”

실라스 타파 목사 연락처) silasthapa@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