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두건을 쓰고 있는 리치 리-김 선수.
아시안위클리는 지난 9월 9일 풋볼선수인 한인 리치 리-김(Rich Lee-Kim)을 소개했다.

인상적인 것은 그의 사진. 경기 중 헬멧을 벗은 그의 머리에는 태극기가 스카프처럼 매여져있었다.

미네소타 출신으로 자라면서 많은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그는 아시안계 선수가 드문 풋볼를 하면서도 인종차별을 보아왔다고 말한다.

동료선수들은 왜 아시안계는 풋볼을 하지 않느냐고 그에게 묻는다고 한다. 그의 답은 자기 자신이었다. 자신이 한인임을 분명히 드러내면서 직접 풋볼선수로 뛰는 것이다.

올해 24세의 리치는 노스웨스트 풋볼리그(NWFL) 우승팀인 스노호미시 바이킹(Snohomish Vikings)의 수비수다. NWFL은 준 프로리그로 캘리포니아, 오레곤, 아이다호, 워싱턴주 소속 10개 팀으로 구성되어있다.

신장 6피 1인치, 체중 278파운드의 거구인 리치는 4학년 때부터 풋볼을 시작했다. 동급생 보다 체격이 커 풋볼을 해보라는 권유에 따른 것. 부모들은 다칠까 걱정해 반대했지만 풋볼을 하고싶어하는 리치를 막지 못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풋볼선수로 두각, 졸업할 때 11개 대학에서 장학금 제안을 받았다. 리치는 현재 청소년 목회자와 응급의료구조원을 꿈꾸며 신학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리치가 뛰고 있는 NWFL은 비영리로 운영해 선수들은 돈을 받지 않는다. 선수들은 주로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풋볼선수로 뛰었던 사람들로 19세부터 54세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자기돈으로 풋볼 장비를 마련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일주일에 2,3번 연습하고 주말에 경기를 한다. 그러다 부상을 입으면 순전히 개인부담. 리치 역시 손가락 3개가 뿌러진 적이 있고 지난 시즌 갈비뼈 한대가 금이가고 어깨가 빠지기도 했다.

▲경기에 임하고 있는 리치 리-김 선수
“우리는 풋볼을 사랑해서 경기합니다”

리치는 풋볼을 하면서 얻은 큰 보람 중 하나라며 일화를 소개했다.

경기 후 일본계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자신을 찾아왔다. 그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당신을 직접 보고 싶어했습니다. 아시안계 풋볼선수를 한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죠”라고 설명했다.

그 아이는 리치를 만나기 전에는 자기가 풋볼을 할 수 있을 지 의심했지만 그를 만나고는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풋볼을 시작했다고 그는 말했다.

“한인도 풋볼을 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인부모님들이 운동은 공부에 방해된다는 구시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한인젊은이들의 불만 중 하나는 운동을 하고 싶은데 운동을 쓸데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님들의 반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리치는 이번 NWFL 시즌이 끝나면 실내풋볼리그(Arena Football League)에서 뛰겠다는 마음을 키워가고 있다.

실내풋볼리그(AFL)는 야외정규풋볼경기 보다 적은 수의 선수들이 실내에서 플레이하는 것으로 좀더 빠르고 점수가 많이 나 독특한 재미가 있는 경기다. 현재 19개팀이 참여하고 있고 이 가운데 몇 팀은 리치를 영입하기 위한 접촉을 하고 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www.kamerican.co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