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 새교회(담임 심수영 목사) 교인 20여명은 지난 9월 5일 점심식사를 마친 후 교회 앞에 모였다.

이들은 이윽고 도착한 밴에서 노란색 안전용 조끼와 검은색 비닐봉지, ‘Men Working’이라고 쓰여진 사인을 꺼낸 후 하나둘씩 조끼를 입고 비닐 봉지를 들기 시작했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심수영 담임목사의 기도 후 교인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교회 앞길을 향해 걸어나갔다.

이날은 아틀란타 새교회가 입양한 교회 앞길인 앰와일러 로드(Amwiler Road)를 처음으로 청소하는 날이다.

‘길 입양’(Adopt-a-Road)은 미 전국적으로 카운티에서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 교회, 단체들이 인근 길을 입양해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봉사활동이다.

길을 가다보면 ‘Adopt-a-Road’라는 제목 아래 단체의 이름이 써있는 푯말을 자주 보게되는데 그것은 그 단체가 그 길을 입양했다는 표시다.

아틀란타 새교회가 교회 앞길을 입양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온 장기훈 집사는 “교회 근처 커뮤니티 봉사를 생각하다 교회 앞길에 있는 쓰레기를 보면서 우리가 청소하면 교회에 오시는 성도님들이나 이 길을 지나가시는 분들이 밝은 기분으로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해 제안했다”고 말했다.

두 그룹으로 나뉜 교인들은 0.9 마일의 왕복 4차선도로인 앰와일러 로드 양쪽 끝에서부터 가운데를 향해 길을 따라가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일요일 오후라 차량이 많지 않았지만 안전을 위해 ‘Men Working’이라는 사인을 세우고 심 담임목사를 비롯, 교인들은 오후 2시 뜨거운 햇볕 아래 비닐봉지를 쓰레기로 채워갔다.

73세의 심간현 권사는 “우리 지역을 깨끗이 청소하면서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믿음의 모범 뿐 아니라 사람들의 모범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열심히 허리를 굽혀가며 길가 풀 속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웠다.

검은 봉투에 쓰레기를 가득 담은 최광석 집사는 “그전부터 길가 쓰레기를 치웠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우리 교회가 이런 일을 하게 되서 기쁘다”며 “교회 앞길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은 교회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인들은 중간에 시원한 물을 전달하며 교회 앞길을 청소하는 교인들의 땀을 식혔다.

1997년에 설립된 아틀란타 새교회는 입양이 처음이 아니다. 4년 전에는 인근 초등학교를 입양했다.

미국교회들과 함께 아틀란타 지역사회를 변혁하는 연합활동(Unite)에 참가, 교회 근처의 Stripling 초등학교를 입양해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온 것이다.

학교에 가서 페인트 칠과 화단 정리를 하고 크리스마스 때 학교에서 추천하는 20여 가정에 선물을 주고 있으며 새학기 때는 학용품을 전달, 학교에서 가난한 학생들에게 나눠주도록 하고 있고 매년 교사들을 위한 다과회를 마련하고 있다.

아틀란타 새교회는 이밖에도 인근 아파트 저소득층을 위해 방과 후 프로그램, 아파트 블락파티를 해왔고 10월 할로윈 데이 때는 아파트 아이들을 교회로 초청해 이날 저녁을 건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심수영 목사는 “당신의 교회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고 할 때 지역주민들이 뭐라고 얘기할까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있었는지도 몰랐다’ ‘잘 없어졌다’가 아닌 ‘그 교회가 있어서 우리 커뮤니티가 좋았는데’라는 답이 나와야 합니다”고 말했다.

심 목사는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곳이 되어야 합니다”라며 “교회가 말씀만이 아니라 선한 행실을 갖고 세상을 향해 나갈 때 교회 밖에서, 불신자까지도 교회를 향해 저런 교회가 있어서 사회가 밝고 좋다는 고백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오후3시 30분. 길 양쪽 끝에서 시작한 두개의 그룹이 길 중간에서 만나며 아틀란타 새교회 교인들의 교회 앞길 첫번째 청소는 끝이 났다. 8,9 개의 검은 비닐 봉지에는 교인들이 땀흘려 치운 쓰레기로 가득차 있었다.

제이콥 성도는 “해보니까 재밌어요. 자주해야 겠습니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참 잘하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길 입양(Adopt-a-Road)’ 프로그램에 동참하려는 교회나 단체는 카운티에 신청하면 된다. 아틀란타 새교회는 교회가 속한 귀넷카운티에 간단한 신청절차를 거친 후 교회 앞길을 입양했다.

입양한 길을 청소할 때는 카운티에서 안전용 노란색 조끼, 쓰레기 수거용 검은 비닐봉투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수거된 쓰레기가 많을 경우 연락하면 쓰레기업체에서 직접 수거해 간다. 길을 입양하면 최소 분기당 1번 길을 청소해야 하며 입양 신청 후 첫 청소를 마치면 길 입구에 그 단체가 이 길을 입양했다는 푯말을 세워준다.
▲새교회 성도들이 입양한 길 곳곳을 청소하고 있다.


“조금 힘들었지만 뜻깊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서 수고해 거리가 깨끗해지니까 참 좋네요. 다음에도 참석할 겁니다”

청소를 마치고 돌아가는 양재경 성도의 말이다. 교회 앞길을 청소한다는 광고를 듣고 교회에서 하는 일이니 참석해야 한다며 이날 1시간 반동안 땀흘리며 길거리 쓰레기를 치운 교인들의 동일한 고백이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www.kamerican.com) 제공